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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일반 저희 캠에서 쓸 직도 폭격장 자보 초안입니다.

전북대 2005.05.17 13:21 조회 수 : 720

모처럼 신선한 자보인것 같습니다.
이 자보는 따라 동지가 쓴 것이라고 합니다.



폭격으로 신음하는 직도로부터 온 편지...




군산시 서쪽으로 뱃길 따라 165리


외로운 섬하나 새들의 고향




이것이 서해에 있는 나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1970년까지는 수많은 갈매기들이 살아서 갈매기 섬이라고도 불렸던 나. 그러나 1971년부터 한국군과 미군의 폭격훈련장으로 쓰이며 내 머리엔 갈매기가 둥지를 트는 대신 무수한 폭탄이 떨어지며 고통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민들은 폭격장으로 변한 내 주변에 더 이상 접근하지 못했습니다. 어민들이 내 주변에서 조업을 하면 전투기들이 저공으로 위협비행을 하거나 해경과 공군에서 순시선과 헬기를 동원해 조업을 막았습니다. 조업을 막아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내 주변에 있는 말도, 방축도 등의 섬에 거주하는 어민들은 소음과 진동이라는 새로운 공포를 겪어야 했습니다. 주민들은 폭격 뒤에 몰려오는 심한 진동으로 인해 화장실의 타일이 떨어지고 방에 균열이 가는 것은 그래도 참더라도 시도 때도 없이 이뤄지는 폭탄 투하로 발생하는 엄청난 소음은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특히 나를 겨냥한 야간폭격은 밤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게 함으로서 주민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줬습니다. 그리고 97, 99, 2000년에는 인근에서 어업 중이던 주민들이 불발탄으로 처참한 죽음과 부상을 당할 때, 차마 나는 눈을 뜨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나와 주민들은 어느 날 충격적인 사실을 알았습니다. 내가 법적으로 산림청 소유의 국유지였음에도 공군에서는 나를 폭격장으로 사용하기 위한 어떠한 법적 절차도 밟지 않고 불법적으로 사용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에 분노할 겨를도 없이 나와 어민들은 더 큰 상처와 공포를 겪게 될 상황입니다. 나와 같이 폭격훈련으로 고통 받던 매향리의 미군 폭격장을 나한데 옮기겠다는 것입니다. 평택, 군산, 광주 등의 한반도 서부로 군사력을 집중시키며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패권전략에 따라 나는 그들에게 좋은 훈련용 타겟이 되는 것입니다. 지금도 폭격으로 인한 피해가 너무나 많은데 세계 각지의 미군이 훈련을 하던 매향리 폭격장까지 온다면 나와 어민들은 더 이상 살수가 없습니다.


여러분! 매향리 폭격장 직도 이전은 나와 인근 어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동북아 지역에 군사적 긴장감을 부추기며 민중을 평화를 앗아가려는 저들을 막아주세요. 오늘도 떨어지는 폭탄을 받으며 나는 여러분께 매향리 폭격장 이전 중단과 직도 폭격장 폐쇄를 이렇게 간절히 호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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