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고용직 노조에 대한 경찰청의 무책임하고

무자비한 탄압을 규탄한다!

여성노동자는 필요할 때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지난 9월 6일 새벽, 40미터 높이의 여의도 공원 교통관제탑 위로 5명의 경찰청 고용직 노조원들이 올라가 목숨을 건 고공시위를 시작했다. 그들은 고용직에 대한 직권면직(사실상의 강제해고)에 항의하며 일방적으로 폐지된 고용직의 기능직 전환 쟁취를 이야기하며 지난 9개월간 농성을 벌여왔다.

고공농성이 3일째 되던 날인 바로 어제, 경찰청의 책임감 있는 답변이 없으면 투신도 불사하겠다는 노조원들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사다리차와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고공시위에 대한 강제진압을 벌였다. 이에 분노한 노조원 2명이 40미터 높이에서 투신, 한 명이 안전매트 바깥으로 떨어져 갈비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고, 함께 고공시위를 진행하던 노조원 3명은 경찰특공대에 의해 연행되었다. 동료들의 투신장면을 보고 절규하는 고용직 노조원들이 부상당한 동료들에게 가려하자 경찰은 500여명의 병력을 투입해 방패와 곤봉으로 폭력을 행사하며 저지했다.

1989년 고용직제 폐지,
2001년까지 고용직에 대한 공개채용은 계속 돼-

고용직은 경찰청, 철도청 등의 공공기관에서 사무 업무를 맡기기 위해 맡든 직제로 공무원 직제의 하나이다. 그런데 이들 기관의 직제개편과 구조조정에 따라 지난 1989년 고용직제는 폐지되었고 경찰청을 제외한 다른 기관들은 이미 채용한 고용직 노동자들을 기능직 등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을 밟았다. 하지만 경찰청은 직제 폐지 이후에도 2001년까지 계속 고용직이라는 이름으로 공개채용을 계속 해오다 2004년부터 고용직 노동자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해 고용직 노동자 584명을 강제로 직권면직 시켰다.

직제 폐지 이후에도 13년 동안 고용직이라는 이름으로 공개채용을 한 자신들의 과오는 인정하지 않고 고용직이 없어졌으니 직권면직 대상이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내리고, 고용직이 없어졌으면 다른 직제인 기능직으로라도 전환시켜 고용을 유지하라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묵살하다 끝내 노조원들의 투신까지 야기한 경찰청은 자신들의 책임을 분명히 인정해야 할 것이다.

노조원들을 분열시키기 위한 경찰청의 기능직 89명 특별채용 공고

경찰청은 8월말부터 기능직 공무원 특별채용 공고를 내었고, 경찰청 고용직 노조원 41명의 전원복직을 요구하는 노조원들에게 각자가 채용에 응시하여 경쟁하라는 답변을 하였다. 직권면직 당시에는 공무원법을 적용하던 경찰청이 ‘특별채용 시 직권면직으로 퇴직한 공무원을 우선 채용해야 한다’는 공무원법은 적용할 수 없다는 일관성 없는 대답을 내어놓은 것이다. 이는 강제 직권면직이 경찰청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취하위직 여성공무원만의 희생을 기반으로 한 차별적인 기준 적용의 결과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여성노동자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최저임금으로 혹사당하고 쓸모없어지면 가장 손쉽게 버림받는 여성노동자들의 현실은 여성공무원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짧게는 5년 길게는 15년을 저임금에 시달리면서도 묵묵히 일하다가 강제해고 당한 고용직 공무원들의 현실은 신자유주의 하에서 저임금과 고용불안정으로 빈곤으로 내몰리는 여성노동자들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직권면직 박살내고 기능직 전환 쟁취하자

경찰청은 자신들의 과오로 인해 고용직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270여일간의 투쟁을 벌여낸 노조원들의 투신까지 가져왔다는 것을 인정하고 노조원 41명 전원을 기능직으로 전환, 복직시켜야 한다!!

여성노동자는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그녀들의 노동없이 이 세상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노동자들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한 함부로 해고당하고 길거리로 내몰려서는 안된다. 우리의 노동이 이 세상을 유지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원동력이라면 그만큼 존중받아야 하니 말이다.

- 노조원들 죽음으로 내모는 살인경찰 필요없어!
- 허준영 경찰청장은 정신차리고 책임감있는 답변하라!
- 직권면직 박살내고 기능직 전환 쟁취하자!
- 여성노동자는 행복하고 싶다. 저임금, 강제해고 박살내자!

2005. 9. 9
덕성여대 여성학회 밥과 장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