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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re] 모순과 과잉결정

멍청이 2006.08.24 01:56 조회 수 : 939

알뛰세에 따르면, 마르크스 변증법이 헤겔 변증법을 전복(顚覆)시켰다는 은유적 표현은, 단지 '변증법의 의미를 전복'시킨 것이 아니라 '변증법의 구조들을 변형'시킨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만약 '전복'을 헤겔적 용어들의 관계를 전복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면, 헤겔에게서 정치적-이데올로기적인 것이 경제의 본질이라면 마르크스에게는 경제가 정치적-이데올로기적인 것의 본질이라는 '경제주의적 해석'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 알뛰세는 과잉결정(overdetermination)의 개념을 통해 마르크스에 의한 헤겔 변증법의 구조변형 문제를 설명한다.
헤겔 변증법은 출발점으로서 '직접적 동일성'의 범주와 직접적 동일성의 복잡한 체계로서의 '총체성' 개념으로 요약된다. 헤겔적 '모순의 단순성'은 역사적 세계의 모든 요소들(정치, 경제, 사회, 법률 등)을 단순한 하나의 내적 통일성의 원리로 환원시키는 것이다. 헤겔의 {정신현상학}에서 모순은 단순한 것이 아니라 복잡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그러나 그 복잡함은 실제적 과잉결정의 복잡함이 아니라 단지 과잉결정의 외양만을 가진, 누적된 내면화의 복잡함에 불과하다. 따라서 헤겔적 총체성 속에 나타나는 모든 구체적 '차이'들은 그것들이 제기되는 소외된 차이들을 부정함으로써 완수되는, 총체성의 단순한 내적 원리의 소외의 계기들일 뿐이다. 이런 의미에서 헤겔적 총체성은 지배-내-구조를 결여하고 있다.
알뛰세에 따르면, '과잉결정'은 모순의 존재조건이 모순 자체 내에 반영된다는 것, 다시 말해 복잡한 전체의 통일성을 구축하는 분절된 지배-내-구조가 각각의 모순 내에 반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마르크스주의적 총체성은 각 요소들의 전체가 본질의 현상과 등가물이 아니라, 각 요소들이 상호간에 불균등하게 관련되어 있지만 자율적이라는 점에서 '지배 내 탈중심화된 구조'이다. 즉 구조는 언제나 그것의 모든 요소들과 그들 사이의 지배-종속 관계간의 공존이며, 그것은 언제나-미리-주어진 구조이다. 알뛰세에 따르면, 모순은 모든 발전의 원동력이다. 그는 마오(Mao)로부터 '모순의 불균등 발전'의 개념과 프로이트(Freud)로부터 모순의 대체, 응축, 폭발이라는 개념을 차용하여, 사물들의 생성 변화의 존재를 규정하는 비대립적, 대립적, 폭발적 국면들을 설명하였다.
그러나 알뛰세의 '과잉결정'과 '최종심급에서 경제에 의한 결정'이라는 개념은 양립불가능하며, 후자는 본질주의라고 라클라우와 무페에 의해 비판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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