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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책소개]경성 트로이카

트로이카 2005.12.22 16:00 조회 수 : 581

경성트로이카라는 책 읽어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읽고나서 학생 동지들께 꼭 추천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한사회 최초 꼼그룹을 결성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소설화화 해서 쓴 내용입니다.

이재유라는 인물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 시대에 주 40시간 노동,국민 연금제도입, 노동조합 설립등...현재 시대에 와서 너무나 당연한 노동자의 권리들에 대해 이야기 했다는것에 대해 놀라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


민족해방 꿈 싣고 뻘밭 뒹군 사람들












△ 경성 트로이카/안재성 지음/사회평론 펴냄·1만2000원

‘경성 트로이카’라는 말은 묘한 낭만적인 울림을 지니고 있다. 일제 강점기 조선의 서울을 지칭하던 ‘경성’이라는 말 때문일까? 세 마리 말이 끄는 눈썰매(혹은 마차)를 뜻하는 러시아어 ‘트로이카’(troika)라는 말 때문일까? 그러나 ‘경성을 내달리는 삼두마차’는 낭만적 풍경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거기에는 조금의 이국적 정취도 없고 질주의 유쾌함도 없다. 민족해방과 인간해방의 꿈을 붙들고 제국주의 일본에 말 그대로 온몸으로 저항하던, 제 한몸을 마차의 바큇살로 만들어 진흙뻘밭을 굴러넘던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일제 폭압기 30~40년대 항일 사회주의 운동 중심 이재유와 그를 둘러싼
아름다운영혼들 복원










△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재유·이관술·이현상·김삼룡, 여성 혁명가 박진홍·이효정·이순금. 동덕여고 동창생이었던 세 여성은 노동현장에 ‘위장취업’해 이재유 등과 함께 ‘경성 트로이카’ 멤버로서 항일혁명운동을 했다.

<경성 트로이카>는 일제의 폭압통치가 극점을 향해 치닫던 1930~40년대에 국내 항일 사회주의 운동의 구심점 구실을 했던 조직 ‘경성 트로이카’의 주요 인물과 활동을 소설 형식으로 풀어쓴 책이다. 1980년대에 노동운동을 하며 <파업> 같은 노동소설을 썼던 지은이 안재성씨는 몇 년 전 우연히 ‘경성 트로이카’의 생존자 이효정(1913~2004)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삶을 복원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명감에 휩싸여 이 책을 썼다고 책 머리에서 밝히고 있다. 경성 트로이카의 주역이었던 이재유(1905~1944)의 일생은 1990년대 초 현대사학자 김경일 교수의 <이재유 연구>로 그 전모가 세상에 알려진 바 있다. 안재성씨의 이 책은 이재유를 중심으로 한 사회주의 항일운동가들의 활동과 이효정을 포함해 동덕여고 동창들이었던 여성 사회주의 운동가들의 활동을 하나로 엮어 그 시대 저항과 혁명의 구체적인 모습을 되살려 내고 있다. 남성 혁명가들과 여성 혁명가들은 항일운동의 전선에서 만나 엄혹한 시대의 한파 속에서 동지가 되고 연인이 되고 때로는 부부가 되는 과정을 이 책은 풍속화를 그려내듯 묘사하고 있다.

‘경성 트로이카’는 박헌영이 세운 조선공산당이 와해되고 8년이 지난 1933년에 결성됐다. 이 지하혁명조직의 모태 노릇을 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항일운동가들의 집합소였던 서대문형무소였다. 일본에서 사회주의 노동운동을 하다 붙잡혀 옥살이를 하고 있던 이재유가 훗날 남한 좌익운동을 이끄는 인물이 될 이현상(1906~1953)과 김삼룡(1910?~1950)을 만난 것이다. 18살 때 스스로 사회주의자임을 선언하고 막노동을 하며 혁명운동을 하던 이재유는 일본으로 건너가 사람을 감화시키는 뛰어난 설득력과 문장력으로 재일 조선인 노동자들의 지도자가 됐고, 서울로 압송될 때까지 무려 70번이나 일본 경찰에 체포된 인물이었다.









△ 일제의 어용신문이었던 <경성일보>의 1937년 4월30일치 호외. 이재유 체포 사실을 두고 “집요흉악한 조선공산당 마침내 괴멸하다”라고 보도했다.

1933년 앞서거니 뒷서거니 출옥한 세 사람은 노동운동의 불모지였던 서울과 인천에서 사회주의 노동운동을 발효시키는 효소가 된다. 경성 트로이카가 이 조직의 이름이 된 일차적인 이유는 조직의 운영원리에 있었다. 세 마리의 말이 마차를 이끌려면 서로 보조를 맞춰야 하듯이, 이들의 조직은 상부의 일방적 지시를 하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토론과 합의를 운영원칙으로 삼았다. 이런 조직 특성은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이재유의 스타일이 짙게 투영된 것이었다. 이재유는 당시 사회주의 운동에서는 보기 어려운 이 민주적이며 현장중심의 조직방식을 ‘트로이카 식’이라고 설명했고, 나중에 그것이 조직 이름이 된 것이다.

현장성과 대중성을 중시했던 경성 트로이카는 모스크바의 코민테른이나 상하이로 망명해 있던 박헌영 라인에 복속되기를 거부했다. 현장을 알지 못한 채 지시·하달만 하는 조직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그들의 신념이었다. 이 때문에 코민테른은 경성트로이카를 분파주의·대중추수주의라고 비난했다. 경성 트로이카는 1934년 지도부가 검거됨으로써 와했됐다. 그러나 이재유는 두 번이나 탈출에 성공해 ‘경성재건그룹’으로 2기 트로이카를 결성했고, 이들마저 체포되자 ‘경성준비그룹’이라는 3기 트로이카를 재건했다. 그러나 이 조직도 1936년 겨울 이재유가 검거됨으로써 무너졌다. 하지만 그가 투옥된 뒤에도 트로이카 멤버였던 이관술과 출옥한 이현상·김삼룡이 중심이 돼 1939년 경성꼼그룹(경성 지역 코뮤니스트 그룹)이 결성됐다. 해방 전 최후의 사회주의 조직이었던 경성꼼그룹은 국내파 사회주의자들을 망라해 1942년 와해될 때까지 일제에 끝까지 저항했다. 코민테른과 관련된 모든 조직이 무너지고 코민테른마저 해체된 뒤 결성된 경성꼼그룹은 이재유 노선의 승리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했다. 지은이는 일제 강점기에 민족해방을 위해 가장 투철하게 싸웠던 이 사람들을 “불행한 시대의 아름다운 영혼들”이라고 말한다. 이재유는 검거된 뒤 감옥에서도 투쟁을 계속하다 해방 전해인 1944년 옥사했다.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출처: <인터넷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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