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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일반 삶과 죽음앞에서

딸기 2006.02.13 23:48 조회 수 : 557

꿈에서 죽음의 메세지를 받고 괴로워 하다가
전화 한통을 받았다.

꿈속에서 사람 목숨 가지고 장난하는거 아니라고 이야기 하면서 이게 사실인가..
혼란스러워 하다가 걸려온 전화벨소리에 잠을 깼는데..

왠걸..
꿈이 현실이 되어버릴줄은 몰랐다.

눈이 그토록 오던날 밤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가는 동안에도 믿을수 없는 사실에 눈물조차 나지 않았다.
새벽을 지나서 전주에 도착한 응급차에 누워있는 차가운 선배를 보았을 때에도 나는 도저히 그 죽음을 인정할 수 없었다.

차가운 냉장고속에 선배를 안치하고
새벽녘에 아직 술한잔 놓여있지 않은 빈소에 돌아와 제배를 할때에도..
자고 일어나면 꿈이 깰거라고 이건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대뇌였다.

자고 일어났는데.. 어제 그 빈소에 있는나..
부랴부랴.. 수많은 조문객들을 만나고.. 사람사람마다 눈물 흘릴때 함께 눈물 흘리면서도 이게 정말 사실인지 아닌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쳐가고 그렇게 5일이 지나갔다.
엄마는 무슨 5일씩이나 니가 장례식장에 있어야 할 만큼 그 사람이 대단하더냐 물었다.

그래..
나에겐.. 우리에겐.. 이사람은 대단한 사람이다.

처음으로 운동은 분노가 아니라 사랑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미움보다는 감동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남을 변화시키기에 앞서 나부터 행복한 활동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행복한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주면서 살아간 선배 앞에서..
나는 그 모든것을 알듯 모를듯..
언제나 어린아이처럼 모든것을 처음 듣는 사람처럼 그랬었다.

선배들은 무수한 사랑을 후배들에게 전해준다.
나또한 그 무수한 사랑속에서 배우고 자라왔다.
이제야 그 사랑을 알고 조금은 나누려고 하는데, 그것이 내가 은혜를 갚을 길이라고 생각하는데..

언제나 피곤에 치진 충혈된 눈이었지만 그 눈빛 만큼은 언제나 강렬했던..
깡마른 작은 몸이지만 그 미소만큼은 너무나 포근했던..
나처럼 한없이 어린 후배들의 이야기에도 언제나 귀기울여 듣고 함께 나눠 주셨던..
故조문익 민주노동열사..

나는 삶과 그리고 죽음 앞에서..
많은 것을 생각해 본다.
누구나 살고 또 죽는다.
그렇지만 우리가 슬퍼하는 것은 그 죽음이 아니라 그 인생이다.
행복한 운동을 위해 온몸을 바쳐 불꽃같은 인생을 살아간 선배의 인생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대단하다고 생각되지만 또 슬프다.
그 인생에 아직 남은것이 많고 우리가 배워야 할것이 많은데.. 이제 그 많은 이야기를 들을수 없다는 것이 슬프다..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언제 그랬냐는듯 "무슨일 있었어.." 하며 밝은 웃음 빛내며.. 머리를 쓸어 내리며 성큼 성큼 걸어 올듯 하다..

그렇지만..
이제는 인정하고.. 다시 길을 걸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행복한 운동, 행복한 세상을 위하여..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다.
추억하기 보다는 가슴에 새기고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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