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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바다의 수호천사여
-류기화 씨 영전에 바칩니다

나는 당신의 고운 미소보다
당신의 짜디짠 눈물을 먼저 보았소

광화문에서 도청에서 대법원에서
탐욕스런 짐승들 앞에서
당신은 하염없이 울부짖었소

송알송알 솔잎 이슬처럼
구릿빛 얼굴에 맺힌 땀방울들
그리도 아름다운 이슬은 처음 보았소

지아비는 삽질을 하고
어미는 그물망을 잡고
나는 그보다 성스러운 풍경을 보지 못했소

법 없이도 살 사람
그런 사람 다시는 없다고
낯꽃이 달덩이처럼 환한 당신은
새만금의 수호천사였소

바다에 나가면 그리도 평화롭다던,
어머니 품처럼 아득해서 친정 같다던 바다

그리도 바다를 좋아하더니
이제 바다가 되어버린,
죽음으로서 바다의 수호천사가 된 당신이여

갯벌을 살리고자 몸부림친
당신의 눈망울 속에 잠긴,
새만금 바다는 이제 당신의 눈물이오

백합 속살처럼 고운 아들딸 그리고 남편
차마 두고 갈 수 없는 인연처럼
마지막 순간까지 허리에 동여맨 그레

어제처럼 오늘도 내일도
파도가 일어나 소리치고
고기떼들 시체로 항거할 것이니
결국 우리가 썩어갈 것이니

왜가리가 숭어를 물고 죽은 시체를 보았는가
민물에 누렇게 타서 떼죽음 당한 백합을 보았는가
비틀거리다 고꾸라진 도요새처럼,
우리도 쓰러진다는 것을 그대는 아는가

당신이여,
누가 시아버지 밥상을 차려 주나 걱정하지 말아요
누가 시린 가슴을 따스히 안아주나 이젠 걱정하지 말아요

이제 진짜 천사가 되었으니
이승에서처럼 찬물에 밥 말아 서서 먹지 말아요
하늘에는 바다가 없으니 그레질 할 필요 없어 다행이오

당신은 이웃이자 백합, 노랑조개들의 벗이었어
당신은 친정어머니 같다던 바다처럼 너른 품이었소
당신은 바다의 수호천사이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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