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방조제 바깥 바다 '수질 악화' |
배수갑문 빠져나와 칠산어장을 죽음의 바다로 |
안에 고였던 물이 바깥바다로 빠져 나가며 인근 해수욕장을 덮치고 있다. 이에 따라 방조제 밖 어폐류가 폐사하는 등 방조제 밖이 죽음의 바다로 변해가고 있다. 적조생물 사체 거품 띠 만들며 주변 해수욕장 위협 지난 13일 가력갑문과 신시갑문을 빠져나온 누런색 거품 띠가 비안도 앞바다와 변산 해수욕장 앞을 지나 방조제 밖 10여km 지점인 소당도 부근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지난 7월 초에는 변산 해수욕장까지 이어져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띠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최종 물막이공사가 끝난 지(4월 21일) 두 달도 안 된 5월부터 방조제 안에서 적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적조생물의 사체로 인해 발생한 거품이 변산 해수욕장으로 밀려들면서 여름철 해수욕장을 찾은 많은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렸다. 거품 띠는 현재 고사포 해수욕장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태다. 방조제 바로 바깥인 대항리에서 30년 동안 어살과 양식을 해온 김 아무개(58)씨를 만났다. 어살에서 막 건져온 숭어, 전어, 참치 등 어획물을 싣고 나오는 그에게 새만금 공사 이전에 비해 어획량이 얼마나 줄어들었냐고 묻자 "전에 비해 백분지 일도 안돼"라고 하며 허탈해 했다. 그는 '올해가 마지막이다'라고 생각하며 지난겨울 백합 종패를 대량으로 뿌렸는데 모두 폐사했다고 말했다. 이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일이었다고 한다. 작년 9월 부안군은 백합 양식 종패지원 명목으로 총 사업비 1억 2천만 원 가운데 절반인 6천만 원을 지원하여 위도와 변산면 연안 갯벌에 종패를 뿌렸다. 이들이 방조제에 인접한 해역에서부터 폐사하기 시작한 것이다.
거대한 '독극물 탱크'로 변해가는 새만금호 방조제 안을 가보았다. 방조제 안 물이 닿지 않는 곳은 이미 생명체라고는 전혀 살 수 없는 사막으로 변해 버렸다. 해수 유통으로 물이 들락날락하는 부분도 생명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온갖 고둥류와 게들의 천국이었던 갯벌엔 적막감이 감돌았다. 간신히 살아남은 엽낭게와 콩게가 안간힘을 다해 굴을 파고 있는 모습이 간간히 눈에 띌 뿐이다. 백중사리(백중날 조수가 가장 높이 들어오는 때) 무렵이라 해수면이 크게 상승하자 그동안 장마철을 만나 물을 많이 내보낸 새만금호에 관리하는 측이 해수를 들여보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물은 간장 색깔을 띠고 있었으며 누런색을 띤 거품도 함께 밀려왔다. 썩어가는 새만금호의 물이 아직 구멍 깊숙이 살아있을지도 모를 게 구멍을 하나하나 채워가고 있었다. 갯벌 1㎤엔 수천만 개체의 미생물이 살아있다고 한다. 이들이 육지에서 내려온 영양염류를 먹이로 하며 정화기능을 수행하고 이들은 다시 더 큰 생물들의 먹이가 되어 생태계를 이룬다. 그런데 방조제가 물길을 막으며 생명활동이 중단돼 방조제 안은 지상 최대의 '독극물 탱크'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황금어장 칠산 바다 '죽음의 바다로'
94년 1월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완료돼 담수가 시작된 시화호는 2년 만에 썩을 대로 썩어 도저히 방치해둘 수 없게 되자 마침내 96년 6월에 갑문을 열어 방류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인근 어장의 어패류가 떼죽음을 당하고 기형물고기가 잡히기도 했다. 현재 해수유통을 하고 있는 상태며 장마철이어서 만경강과 동진강으로부터 유입량이 많았음에도 새만금호는 시화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썩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새만금호의 썩은 물이 배수갑문을 빠져나와 차츰 멀리 퍼져나가고 있다. 남쪽에서는 영광원전에서 토해내는 온배수가 곰소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변산반도를 온배수와 폐수가 에워싸고 있는 것이다. 조류의 흐름과 유속도 달라져 어류들의 서식지인 바다 밑 암초(여)도 진뻘로 뒤덮여가고 있다. 기름값도 안나와 아예 출어를 포기한 어선들이 포구를 빼곡히 채우며 녹슬어 가고 있다. 부안군에 600여 척의 어선이 있는데 현재 조업을 하고 있는 어선은 200여 척에 불과하다고 한다.
격포에서 만난 한 어민은 "작년엔 이맘 때 감성돔을 하루에 30~40kg 잡았는데 올해는 한 마리도 구경을 못했다"며 "위도 바깥이나 영광 앞바다까지 멀리 나가봤지만 잡히는 게 없어 이제는 바다에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년 전부터 이 같은 현상을 느끼고 있었지만 물막이 공사가 끝나자마자 이처럼 급속도로 바다가 죽어버릴 줄은 몰랐다는 것이 어민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이들 어민들은 "우리끼리 뭉쳐서 우리 목소리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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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5 16:12:02 허정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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