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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구을복 전북평등노조 전북도청 청소용역 조합원

이꽃맘 기자 iliberty@jinbo.net

"억울하다. 억울하다. 억울하다“










지난 28일 을지로 훈련원 공원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였다.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여준다며 대책까지 내놓았지만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해결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 허울좋은 대책”이라며 비판했다.

이 자리에서 148일째 원직복직을 외치며 투쟁하고 있는 전북평등노조 전북도청 청소미화원 조합원들을 만났다. 조합원 15명 중 15명 전원 해고. 조합원 15명 중 14명이 여성인 이들은 “너무나 억울하다”라며 소복을 입고 집회에 참여했다.

위원장 같은 거 없지만 148일째 함께 싸우고 있는
청소용역 노동자들


소복을 입고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는 아줌마들 사이로 과감하게 녹음기를 들이댔다. “저는 민중언론 참세상 기자인데요. 혹시 노조 위원장님이나 상황을 잘 아시는 분하고 인터뷰를 좀 할 수 있을까요”

아줌마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우리는 위원장 같은 거 없은데... 어이 거기 자네가 말 잘 하잖아. 가서 얘기 좀 하고 와” “아~ 나 말 잘 못하는데...” “하하하하” 아줌마들이 만든 노조에는 위원장도, 대의원도, 조직국장도 아무것도 없었다. 인터뷰에 응한 구을복 조합원은 “우리는 위원장 같은 거 없어. 그냥 모여서 힘내서 싸우는 거야”이라고 말했다. 아줌마들은 위원장도, 노조의 체계도 없었지만 함께 모이고, 함께 웃고, 함께 울면서 148일 동안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다.

빵 사가지고 갔다고, 테이블에 커피자국 지워지지 않았다고 해고된 그녀들

그녀들은 노조를 만들지 않기로 용역회사와 약속을 했었다. 그녀들은 사측과 노조를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고정되어 있는 청소구역을 돌아가면서 하는 것과 남성 노동자를 1명 추가해 주는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한 달도 안돼서 약속을 어겼다. 그래서 그녀들은 노조를 만들었다. 그러자 사측은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대면서 조합원들을 해고하기 시작했다.











구을복 조합원

“도청에 오려면 6시 전에 일어나서 7시에 나와야 해. 당연히 아침을 못 먹고 오지. 10시 30분 쯤 되면 배가 고파. 그래서 도청에 들어가면서 빵이랑 우유랑 사가지고 갔지. 그걸 관리자가 본거야. 조금 있으니까 사무실로 오라고 하더라고. 그러더니 그 사람이 뭐 가지고 들어갔냐고 묻더라고. 그래서 빵하고 우유하고 사가지고 들어갔다고 하니까 시말서를 쓰라는 거야. 그리고 나중에 재계약 할 때 시말서 썼다고 해고 시켰어”

그녀는 배가 고파 빵하고 우유를 사갔다는 이유로 해고되었다. 그녀와 함께 싸우고 있는 조합원들은 아파서 병원에 갔다는 이유로, 퇴근 5분 전에 청소구역에서 내려왔다고, 테이블에 커피자국이 지워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고되었다. 아니 그녀들이 해고된 진짜 이유는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였다.

“용역회사 사장은 노조를 하면 총살이다, 사장 말이 법이다, 돈을 얼마를 들여서라도 노조를 없애 버릴 것 이다라고 협박했어. 근데 약속 어긴 건 사측이잖아. 우리는 사측이 약속을 어겼으니까 노조를 만든 거야. 돈 70만 원 받으면서 죽을 힘을 다해 일했는데 약속도 안 지키고 마구 해고하니까 우리는 당연히 노조를 만든 거지”

전주지청 “부당해고”... “우리는 아무도 안 믿어”

지난 8월 말 광주지방노동청 전주지청은 이런 전북도청 미화노동자들에 대한 집단해고와 노조활동 탄압에 대해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 판결을 내렸다. 전주지청은 “노동조합 가입활동에 대한 불이익을 준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이며,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 개입한 행위에 대해서는 부당노동행위로 하여 전주지방검찰청에 기소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원청으로 책임이 있는 전북도청은 “우리는 용역업체에게 맡긴 일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부당해고 판정에 따른 원직복직 일정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아니 전북도청은 오히려 용역회사 편을 들며 조합원들이 피켓시위하는 사진까지 모조리 찍어서 용역회사에게 넘긴다.

이에 대해 구을복 조합원은 “우리는 아무도 안 믿어. 그저 우리 자신을 믿을 뿐이야”라고 말했다.

“다시 일할 거야. 잘 몰랐는데 질긴 사람이 이긴다고 하더라고. 우리는 가만히 보면 노예야. 쥐꼬리 만한 월급 주면서 일 부려먹고 자기 마음에 안 들면 그저 자르면 되는 그런 노예 말이야. 근데 우리가 지금 여기서 손들고 항복해버리거나 포기하면 앞으로 싸울 우리 같은 노동자들이 더 힘들어지잖아. 오늘 얘기 들어보니까 공공기관 다 용역으로 바꾼다며. 우리가 선두로 나서서 싸워서 할 수 있다는 것, 싸우면 이긴다는 것 보여 줄거야. 그리고 반드시 내가 일하던 곳으로 돌아 갈거야”

오는 11월 2일, 그녀들은 일일주점을 연다. “빗자루와 쓰레받기” 일일주점의 제목이다.










구호가 아닌 생존

“우리 중 많은 사람이 남편도 없고, 가정 형편이 어려워 돈 안 벌면 안 되는 사람들이야. 그래도 이런 식으로 일할 수는 없다는 거지. 그놈의 용역업체 다 말살시켜 버려야해. 여자들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줄 거야”

그녀들은 집회 내내 맨 앞자리에서 ‘비정규직 철폐’가 적힌 피켓을 들고 앉아 있었다. 그녀들에게 ‘비정규직 철폐’는 구호가 아니라 생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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