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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너희는 봄을 사지만 우리는 겨울을 판다를 읽고



첫 날 쓴글. 성매매에 관련한 여성학 스터디에서 읽기로 하여 읽게 되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성매매의 현실? 에 대해 너무 추상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데 동의하여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보면 등장인물 대부분의 공통적 경로?를 발견할 수 있었다. (부모님의 이혼 혹은 가족들의 폭력 => 가출 => 집에 들어갈 수 없는 자의반, 타의반의 상황과 경제적 압박 -> 혼자 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미성년자 일자리의 낮은 월급 => 성매매의 공통적인 특징인 선불의 큰돈 -> 성매매의 굴레.. ->도망 ) 대강 이정도 순서였던 것 같다. 인간의 삶이 극도로 파괴당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성매매를 스스로 원하는 여성이라면 성노동자라고 생각하며 무언가 같이 생각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해왔지만, 어디업소에서나 들어오는 선불의 유혹 뒤에는 한 여성의 삶을 노예의 삶으로 바꾸어놓았다. 가슴이 아팠다.


토론 때 성매매도 일종의 화폐 교환, 매매 행위로 봐야하며, 열악한 근무환경에서의 문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 없는 맥락에서 보통의 비정규직 노동자로 봐야한다..라고 말을 했지만, 자신이 사랑하지도 않고, 마음으로 원하지도 않는 섹스를 상대의 욕구해소만을 위해 하는 성매매행여성과 원하지 않는 힘든 노동을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같은 선상에 놓고 보기 힘들다. 성매매여성들의 삶을 재단해서는 안되겠지만, 사랑 없는 섹스를 즐길 수 있고 평생의 직업을 삼고 싶어 하는 몇몇 성매매여성을 위해서 대다수의 경제적 속박에서 벗어날 수 없는 성매매여성들의 삶에 대해 기권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경제적 구속으로부터 해방시키고, 이후 삶에 대해 사회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장기적인 비젼이 없다면, 그리고 지금 현실은 그들이 경제적 구속을 갚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법적으로 인정하여 직업 상의 위생적인 부분, 노동강도, 정신적 스트레스를 대대적으로 측정해내고 보호할 수 있는 부분은 법적으로 지켜줘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했다. 선불로 이어지는 빚을 도망쳐서 뿌리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적고, 오히려 도망을 많이 하면할수록 남은 성매매 여성들은 더욱 노예처럼 부려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가부장 제도와 여성 차별, 자본주의가 완전히 극복되는 순간이 오면 이런 생각은 혁명의 방해가 되었던 계량적인 사람들의 생각이라고 비판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나 자신 역시 자위와 일체화된 야동의 유혹을 매일 참아야하고, 비극적인 육식문화를 인지하면서도 육식을 끊지 못하고, 자본주의의 천박한 근성을 보여주는 드라마나 오락프로를 이따금 보는 것을 즐거워하고, 초등학교 때부터 사회 상층 계급에 올라서기 위해 13년간 너무 힘든 권력투쟁의 과정을 거친 것이 언제나 내 사고 과정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개개인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물질적 기반 하에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이런 내가 완전히 바뀌려면 얼마나 많은 물질적인 기반이 변해야할까? 차라리 자본주의를 인정하더라도 가부장제타파에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그들을 합법의 기반으로 끌어내야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성매매가 한 맥락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문제의 복합체라는 생각이 든다. 자본주의, 가부장제, 남성의 참지 못하도록 조작된 욕구, 여성에 대한 일상적 폭력과 권력의 문제가 모두 해결되어야만 성매매의 문제가 완전히 극복될 것 같다. 좀 더 공부를 하면 얼마든지 바뀔 수 있겠지만, 일단 이 책 한권만이 내가 가진 유일한 지식이다 보니 힘든 부분이 많다.



두 번째 날 쓴 글


먼저 쓴 글을 읽고, 내가 성매매 여성을 암묵적으로 피해자로 규정지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편집한 사람의 의도에 그런 것들이 녹아있는 것 같아 조금 꺼림직한 기분이 든다. 성매매 여성들과 어떻게 연대하기 위해선 나름대로의 삶도 인정하고 가야할 부분이있는데 이 책에선 성매매여성을 너무 피해자로 모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사람들을 불쌍하다고 생각하면 연대가 아니라 시혜가 될 것 같다.



대강 끝..


다시 읽어보니 너무 잡설이다. 서론과 결론이 전혀 연관이 없고, 본론도 없고.. 그냥 생각의 나열만이 된 것 같다. 남들이 이런 식으로 쓴 거 읽기 진짜 싫어하는 데.. 읽을 분들에겐 조금 미안한 마음이 있다.


여성학 강의를 처음으로 들었지만 강의의 모토인 거침없이.. 라는 것에 대해서 참 마음이 갔다. 그렇지만 내가 바라보기엔 여성동지들은 거침없이 말하지만 남성 동지들이 거침없이 말할 수 없는 것 같았다. 멍청이형이 그래서 대단한거 겠지만.. 무언가 남성동지들에게 불리한 그 무엇이 되거나, 죄의식으로 스스로를 옮아매지 않아야 거침없이 말할 수 있을 텐데..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쪼끄만 노트북으로 글 쓰는 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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