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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광우병, 조금 정리

멍청이 2008.05.06 16:26 조회 수 : 1105


1. 우선 광우병이란?

정확하게 이야기 하면, 광우병은 소에게서 발병하는 '우해면상 뇌병증'이에요. 그게 사람에게 발병했을 경우에는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콥병(nvCJD)이라고 부르구요. 이들 질병은 변형된 prion단백질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요.

이렇게 변형prion에 의해 발병되는 질병은 이 외에도 쿠루(kuru), 크로이츠펠트 야콥병(Creutzfeldt-Jakob Disease, CJD), 저스만 스트라우슬러 쉥커병(Gerstmann-Sträussler-Scheinker Syndrome; GSS)과 치명적 가족성 불면증(Fatal Familial Insomnia; FFI) 등이 있습니다.

 

크로이츠펠트 야콥병이라고 해서 모두 광우병인 것은 아닙니다. 유전적인 문제로 생기기도 하고 대부분은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변형prion을 섭취함으로써 생기는 것으로 추정되는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콥병(nvCJD)지요. CJD는 오래전부터 있어왔고, 한국에서 발견되었다는 CJD환자는 nvCJD로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2. 그럼 prion이란?

prion 단백질 자체가 감염체는 아닙니다. prion은 체내에 이미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prion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는 밝혀지지는 않았어요.쥐의 경우 prion을 제거해도 아무런 이상없이 살더라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이 prion은 주로 신경세포에 많이 존재합니다.(광우병이 발병하면 신경조직이 파괴되는 이유이지요..) 이렇게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prion을 PrPc(cellular prion protein)라고 부릅니다. PrPc는 단백질 분해효소에 의해 분해가 되는 단백질로, 이로 인해 질병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되는 prion은 PrPsc(scrapie prion protein)라고 부릅니다. PrPc와 PrPsc 사이에는 DNA 염기서열, mRNA발현 정도 및 아미노산 배열순서 등에서 전혀 차이점이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단지 이들 두 프리온 단백이 3차원적인 구조에서 차이가 난다는 것만이 밝혀져 있습니다. 그리고 PrPsc는 알려져 있듯이 고온에서도 파괴되지 않고, 알코올로 분해되지도 않습니다. 인체 내 단백질 분해효소에 저항성을 가지고 있구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PrPc가 PrPsc를 만나면 PrPsc로 변형되어 버립니다.

 

3. 광우병의 발병 기전은?

지금 대략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가설을 이야기 할게요.

어떠한 원인으로 PrPc가 PrPsc로 변형이 됩니다. 원래 PrPc는 소장에서 단백질 분해 효소에 의해 다 소화가 되어야 하죠. 하지만 PrPsc는 위에 이야기 한 것처럼 소화가 안됩니다. 그럼 이게 소화가 안되었으니까 그대로 배설되어야 하는데, 몇몇 매커니즘에 의해 혈관으로 흡수가 됩니다.(이 과정이 조금 복잡해요.) 아무튼 별종이죠. 이렇게 흡수된 PrPsc는 혈관 안에서 아무런 병도 일으키지 않습니다. 이 녀석이 뇌를 비롯한 중추신경계로 들어가서 병이 시작되는 건데, 이게 또 좀 황당합니다. 뇌에는 원래 BBB라는 막이 있어서 단백질이 절대 들어갈 수 없습니다. 포도당 같이 매우 작은 분자단위만 통과할 수 있습니다.

 

비장(spleen)에는 FDC라고 불리는, Follicular Dendritic Cells이 많은데 여기에 PrPc가 많습니다. 혈액을 순환하던 PrPsc는 여기에 설탕물에 개미 꾀듯이 많이 모이게 되는데 이렇게 증식된 PcPsc가 비장에 뻗어있는 신경계에 침투하는 순간 신경이 파괴되기 시작합니다.(위에서 이야기 했듯이 신경세포에 PrPc가 많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비장의 신경계에 PrPsc가 침투하기 까지의 시간이 잠복기 입니다. 신경이 비장에 어떻게 분지해 있느냐에 따라 개인 편차가 상당히 존재한다고 하죠. 그래서 PrPsc가 신경계를 침투하기 전에비 장을 제거하거나 FDC를 없애기만 해도 광우병의 발병이 매우 늦어진다고 합니다.

 

4. 저 가설에 따르면 무엇이 위험할까?

서술했듯이 광우병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혈액에는 이미 PrPsc가 돌아다니고 있을 수 있겠죠. 20개월 미만의 소가 안전하다, 30개월 미만의 소가 안전하다는 식의 논의는 눈가리고 아웅입니다. prion단백질의 속성을 봤을 때, 혈액만으로도 충분히 전염이 가능합니다. 뼛조각이 포함되었느냐 아니냐도 논쟁의 핵심일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 단백질 분자가 공기나 물 중에 떠다닐 수 있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분명히 과장된 공포이지만, 오히려 prion에 대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음으로써 훨씬 중요한 위험성을 간과하게 만들고 있다고 보입니다.

 

5. 그런데 가설?

그런데 문제는 저게 다 가설이라는 겁니다.

우선 PrPsc가 신경계를 파괴한다고 했지만, 어떠한 기전으로 파괴하는 지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신경계를 파괴하는 것은 PrPsc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까마귀 날자 배떨어진다 식으로 우연히 광우병에 PrPsc가 발견되는 것일 수도 있고, PrPsc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다른 발병인자에 의해 만들어진 병리적인 산물(원인이 아닌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기전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재 인정되고 있는 것은 육류사료를 먹인 소에게서 그 병이 발병했고 그 소를 먹은 사람에게 비슷한 증상이 있었다는 '개연성'입니다. 그리고 소에게 육류사료를 금지했더니 발병이 없어졌다는 영국의 사례입니다. 

 


6. 한국에는 광우병이 없다?

마치 미국산 소고기만 막으면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한 것인 마냥 여론이 호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01년 이전까지 한국의 축가에서도 육류사료를 먹였습니다. 한우 역시 안전하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에서 변형 프리온으로 인한 동물들의 감염사례는 이미 사슴에게서 보고되어 있습니다. 뇌에 구멍이 뚫리는 증상으로 드러나는 광우병은 변형 프리온 단백질이 일으키는 병의 일부이고, 다른 형태로 발병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어쨋든 사슴에게 존재하는 prion 역시 교차감염이 될 수 있습니다.(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7. 개인적인 생각.

선정적으로 위험성을 증폭시켜 감정을 자극하는 글들이 많이 돌아다닙니다. 모든 CJD를 nvCJD와 연결시킨다든지, prion의 전염성을 과장한다든지요. 분명히 광우병은 위험한 병입니다. 하지만 그 위험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판단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아직 얼마나 위험한지 밝혀지지 않았다 - 가 현재 표현할 수 있는 정확한 진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소고기 수입을 반대한다는 논리는 그 위험성에 대한 포장의 꺼풀이 벗겨졌을 때 힘을 잃게 됩니다. 그런 주장을 통해 만들어지는 전선에는 그것이 위험하느냐/덜 위험하느냐의 논쟁만 남을 뿐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정치적 선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그것의 실제 위험성이 설사 지금 이야기 되는 위험성의 1/10000이더라도, 그것이 경제논리로 용납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해야 할 것입니다. 경제발전이냐/안전하게 살 권리냐의 논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덧.

위에 적은 내용은 아래 글을 참고해서 적은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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