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유가, 배후는 누구인가
[인터뷰] 국제 석유시장 취재, 이강택 KBS 스페셜 피디
변정필 기자 bipana@jinbo.net / 2008년07월24일 17시36분
유가가 요동치고 있다. 7월 초 배럴당 147달러까지 치솟은 유가는 2주가 채 지나지 않아 120달러 초반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한 때 300달러를 웃돌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더니, 이제는 90달러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가가 치솟자 미국에서는 중산층의 실질적 몰락이 회자되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서민들이 한 끼 식사마저 줄이고 있다. 스페인에서 화물노동자들은 운전대를 놓았고, 어민들은 출어를 포기했다. 그야말로 생존의 위기다.
참세상은 27일(일) 밤 8시에 KBS에서 방영될 '누가 유가를 움직이는가-오일쇼크의 배후'를 준비하고 있는 이강택 피디를 만나 미리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강택 피디는 "석유시장이 마약 시장 다음으로 비밀이 많은 시장"이라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만큼 구체적인 통계나 사실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에 대한 접근이 어렵다는 이야기다.
이강택 피디는 단적으로 유가급등의 배후에 월스트리트의 투기세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수급에 변동이 없고, 펀더멘털에 변화가 없는데도 하루에 5달러, 7달러씩 가격이 등락하는 것이 투기 외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큰 틀에서 보면 이런 거다. 선물투기라는게 한 달, 두 달, 또는 일 년 후에 사겠다, 팔겠다를 거래하는 거다. 여기서 가격이 결정된다. 높은 가격으로 산 경우 가격을 올려야 하니까 이유가 되는 이것저것을 다 갖다 붙이는 거다."
"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유가 결정 시스템은 간단명료했다. 장기계약을 통해 수입국에서 정유사에 나눠주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금융이 개입하고 규제가 완화되면서 선물시장에서 대부분 가격이 결정된다."
돈의 힘으로 치솟는 유가
이강택 피디는 석유 투기의 핵심에는 서브 프라임 사태로 엄청난 손실을 본 금융자본이 있다고 지적했다.
"투기세력의 실체를 이야기해야 하는데, 골드만 삭스는 실적 면에서 다른 회사들의 추종을 불허한다. 골드만 삭스는 올해 2/4분기 순익만 2조를 올렸고, 2007년 한해 에너지 부문에서만 15조의 순익을 냈다. 이 이익이 어디서 나오느냐. 상품, 대부분 석유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강택 피디는 이미 엔론 사태에서도 폭로되었던 것처럼 골드만 삭스도 내부거래를 활용해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어떤 수법이냐 하면 제이 아론(J-Aron)이라는 회사가 있다. 원래 커피 같은 원자재 거래를 하던 회사인데 80년대 골드만 삭스가 인수해 상품거래 부서가 된다. 이 회사를 통해 온갖 업체의 정보를 수집하고, 정유시설, 송유시설을 다 사들인다. 관련 업계의 자산들을 사들여서 자회사로 만든 다음 내부거래를 한다. 그 정보와 막강한 돈, 이 두 가지를 결합해 시장을 끌고 하는 것이다."
이강택 PD는 골드만 삭스가 에너지 부문에서 막대한 순익을 내자 그 뒤를 이어 640종의 헤지펀드, 연기금까지 투기에 뛰어들었다고 지적했다.
"GSCI라고 해서 골드만삭스 지수라는 게 있다. 전체가 150조인데, 골드만 삭스가 운용하는게 100조다. 골드만 삭스에서 돈을 때려 넣으니까, 돈의 힘으로 오르는 거다. 그래서 몇 번 성공하면 신뢰가 생기는 것이고 그러면 헤지펀드가 따라가는 거다. 그러면 오를 수 밖에 없다. 마치 서브프라임 당시 '주택가격이 오른다, 오를거다'하고 돈을 계속 공급해서 거품을 만들었던 것과 똑같은 것이다."
유가 급등의 배후에 '투기'가 있다는 것은 지난해 세계 5대 석유업체가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수익의 55%를 자사주 취득과 배당금으로 사용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잘 드러난다. 엑손모빌이 지난 해 시설 투자에 쓴 돈은 43억 달러, 그러나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에 들어간 돈은 400억 달러다.
결국 세계 메이저라고 불리는 석유기업들조차도 석유생산에 대한 투자 보다는 투기를 통한 이익의 확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빅 오일은 누구냐? 빅 오일의 주식 80%를 월가가 가지고 있고, 월가와 석유자본이 얼마나 구분이 되느냐 하면 과거에는 분명이 구분이 되었다. 이제는 경계가 모호해 지고 있다."
구멍(Loophole)
그렇다면 이들 투기세력에 대한 규제는 없을까? 뉴욕상업거래소(NYMAX) 원유선물시장에서는 현재 구매자가 실수요자인지 투기세력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가격 조작행위 방지를 위해 일정규모 이상의 거래는 반드시 감독위원회에 보고되기 때문에 최소한의 투명성은 유지된다.
문제는 세계화, 탈규제의 바람을 타고 등장한 역외거래시장이다. 이곳에서는 거래가 오로지 전산망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누가 얼마만큼 사고파는지 알 수도 없고, 보고할 의무도 없다.
"2000년도 부시와 고어가 결판이 안나서 대법원까지 갈 때 의회도 마비되고, 모든 게 마비되었을 때 상품선물현대화법(Commodity Futures Modernization Act)이 통과된다. 그게 뭐냐면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있는데, 매일 감시를 하도록 되어있다. 그런데 이걸 면제해 주는 것이다. 런던국제석유거래소(ICE)라고 있는데 역외거래를 다 터줬다. 구멍을 만들어 투기를 조장한 것이다. 우리로 말하면 금융감독위원회 같은 건데 무력해져 버린다."
"텍사스중질유(WTI)의 30%가 런던국제석유거래소에서 거래되고, 더 많은 부분이 OTC, 즉 장외시장에서 이루어진다. 전자상거래로 결정된다. 규제도 없고, 감시도 없고, 보고의무도 없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무력화에 앞장 선 것은 한 때 세계 최고의 기업이었던 엔론의 회장 케네스 레이다. 케네스 레이가 에너지 시장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때 동참한 기업은 제이 아론(J-Aron), BP 등 여덟 개 주요 에너지 기업이다.
당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의장이었던 웬디 그램도 여기에 적극적으로 동조했다. 장외시장에서 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에너지 거래가 공정거래법 대상에서 제외되자 그녀는 엔론의 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친기업 인사가 정계, 정부의 각종 위원회의 요직을 옮겨다니며 기업의 이익을 옹호하는 일종의 미국식 '회전문'이었던 셈이다.
회전문...투기의 '빗장'을 풀다
웬디 그램의 남편은 필 그램 텍사스 주 상원의원으로, 엔론으로부터 거액의 선거자금을 제공받았다. 그 역시 상품선물현대화법(Commodity Futures Modernization Act) 통과를 주도했다.
좀 더 들어가 헨리 폴슨 등 미국 재무 장관을 비롯한 미 행정부 곳곳의 관료도 월가, 석유자본 등의 이해와 직접적 연관을 갖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미국의 재무장관 사관학교라고 한다. 폴슨 미 재무장관도 골드만 삭스 CEO출신이고,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도 골드만 삭스 출신이다. 이게 바로 미국의 '회전문'이다. '회전문'은 미국 내에서 적어도 의회, 워싱턴의 상식이다."
'거품'의 책임은 누가 지는가?
이강택 피디는 미국 현지 취재를 통해서 서브 프라임 모기지 버블, 석유 투기의 고통이 고스란히 일반 서민들에게로 전가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패니매, 프레디맥을 봐라. 서브 프라임 시장이 사실은 버블로 유지해온 건데, 그게 또 깨지니까 상품으로 가서 투기하고, 다 빼앗는거다. 또 버블을 만들어서 이윤을 얼마나 많이 챙겼냐. 미국의 지배세력들이 다 전가하고 있는거다. 미국 중산층의 몰락은 현실화하고 있다. 도시 외곽에서 2시간 동안 차를 몰고 출퇴근을 하면서 전원생활을 하고, 주말에 대형 마트에 차를 몰고가서 왕창 사가지고 오는 생활방식이 완전히 붕괴했다. 미국인들이 실제 느끼는 것은 더욱 심각하다"
유가 급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을 곳곳에서 취재하고 돌아온 이강택 피디는 "생태적 대안들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했다.
"자칫 생태적 대안만을 강조하면 거대 석유기업과 월가의 대중의 삶에 대한 수탈에 면죄부를 줄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A 12년, 멕시코의 명과 암', '얼굴없는 공포-광우병', '위험한 연금술, 유전자조작식품' 등을 통해 그 동안 금융세계화와 초국적 자본의 지배를 폭로해 온 이강택 피디는 "우리 일상의 삶과 초국적 자본이 어떻게 충돌하고 대립하고 있는가"가 자신의 문제의식이라고 밝혔다.
"지금 정세가 70년대 초반하고 비슷하다. 식량위기가 있었고, 오일 쇼크가 왔고, 금태환정지라는 큰 경제적 변동이 있었다. 그리고 케인즈주의의 몰락으로 나타났다. 80년대 신자유주의가 치고 나왔는데, 지금은 신자유주의 하에서 똑 같은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끝났다. 혼란기에 접어드는데, 그 후에 어떤 패러다임이 올 것이냐..."
아직 그도 해답을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가 끝으로 가고 있는데, 현 정부가 한미FTA를 하려고 하고, 공기업을 파는 것이 못내 불안하다"고 이야기 했다.
다음에 그가 도전할 작품은 '식량의 위기'다. 애초 '석유', '식량', '금융' 3부작으로 기획했지만, 예상보다 유가가 심상치 않아 예정을 앞당겼다.
그는 지금이야 말로 세계 경제의 동향과 방향에 대한 연구와 공부를 해야 할 시기라고 이야기 했다. 제대로 된 통계조차 손에 잡히지 않는 '마약 다음으로 비밀이 많은 석유시장'을 취재한 이강택 피디는 스스로 "충실히 공부하는 것이 의무"라고 말했다. 이강택 피디가 보여줄 '누가 유가를 움직이는가-오일 쇼크의 배후'를 주목해 보자.
유가가 치솟자 미국에서는 중산층의 실질적 몰락이 회자되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서민들이 한 끼 식사마저 줄이고 있다. 스페인에서 화물노동자들은 운전대를 놓았고, 어민들은 출어를 포기했다. 그야말로 생존의 위기다.
▲ 이강택 KBS 피디 |
이강택 피디는 "석유시장이 마약 시장 다음으로 비밀이 많은 시장"이라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만큼 구체적인 통계나 사실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에 대한 접근이 어렵다는 이야기다.
이강택 피디는 단적으로 유가급등의 배후에 월스트리트의 투기세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수급에 변동이 없고, 펀더멘털에 변화가 없는데도 하루에 5달러, 7달러씩 가격이 등락하는 것이 투기 외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큰 틀에서 보면 이런 거다. 선물투기라는게 한 달, 두 달, 또는 일 년 후에 사겠다, 팔겠다를 거래하는 거다. 여기서 가격이 결정된다. 높은 가격으로 산 경우 가격을 올려야 하니까 이유가 되는 이것저것을 다 갖다 붙이는 거다."
"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유가 결정 시스템은 간단명료했다. 장기계약을 통해 수입국에서 정유사에 나눠주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금융이 개입하고 규제가 완화되면서 선물시장에서 대부분 가격이 결정된다."
돈의 힘으로 치솟는 유가
이강택 피디는 석유 투기의 핵심에는 서브 프라임 사태로 엄청난 손실을 본 금융자본이 있다고 지적했다.
▲ 골드만삭스 건물 외경/ 올해 2/4분기 순익 2조 4천억의 대부분이 원유 트레이딩에서 나왔다. [출처: KBS 스페셜] |
이강택 피디는 이미 엔론 사태에서도 폭로되었던 것처럼 골드만 삭스도 내부거래를 활용해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어떤 수법이냐 하면 제이 아론(J-Aron)이라는 회사가 있다. 원래 커피 같은 원자재 거래를 하던 회사인데 80년대 골드만 삭스가 인수해 상품거래 부서가 된다. 이 회사를 통해 온갖 업체의 정보를 수집하고, 정유시설, 송유시설을 다 사들인다. 관련 업계의 자산들을 사들여서 자회사로 만든 다음 내부거래를 한다. 그 정보와 막강한 돈, 이 두 가지를 결합해 시장을 끌고 하는 것이다."
이강택 PD는 골드만 삭스가 에너지 부문에서 막대한 순익을 내자 그 뒤를 이어 640종의 헤지펀드, 연기금까지 투기에 뛰어들었다고 지적했다.
"GSCI라고 해서 골드만삭스 지수라는 게 있다. 전체가 150조인데, 골드만 삭스가 운용하는게 100조다. 골드만 삭스에서 돈을 때려 넣으니까, 돈의 힘으로 오르는 거다. 그래서 몇 번 성공하면 신뢰가 생기는 것이고 그러면 헤지펀드가 따라가는 거다. 그러면 오를 수 밖에 없다. 마치 서브프라임 당시 '주택가격이 오른다, 오를거다'하고 돈을 계속 공급해서 거품을 만들었던 것과 똑같은 것이다."
▲ 엑손모빌 주주총회장 앞/ 지난해 순익 440조 중 400조원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했다. [출처: KBS 스페셜] |
결국 세계 메이저라고 불리는 석유기업들조차도 석유생산에 대한 투자 보다는 투기를 통한 이익의 확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빅 오일은 누구냐? 빅 오일의 주식 80%를 월가가 가지고 있고, 월가와 석유자본이 얼마나 구분이 되느냐 하면 과거에는 분명이 구분이 되었다. 이제는 경계가 모호해 지고 있다."
구멍(Loophole)
그렇다면 이들 투기세력에 대한 규제는 없을까? 뉴욕상업거래소(NYMAX) 원유선물시장에서는 현재 구매자가 실수요자인지 투기세력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가격 조작행위 방지를 위해 일정규모 이상의 거래는 반드시 감독위원회에 보고되기 때문에 최소한의 투명성은 유지된다.
문제는 세계화, 탈규제의 바람을 타고 등장한 역외거래시장이다. 이곳에서는 거래가 오로지 전산망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누가 얼마만큼 사고파는지 알 수도 없고, 보고할 의무도 없다.
"2000년도 부시와 고어가 결판이 안나서 대법원까지 갈 때 의회도 마비되고, 모든 게 마비되었을 때 상품선물현대화법(Commodity Futures Modernization Act)이 통과된다. 그게 뭐냐면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있는데, 매일 감시를 하도록 되어있다. 그런데 이걸 면제해 주는 것이다. 런던국제석유거래소(ICE)라고 있는데 역외거래를 다 터줬다. 구멍을 만들어 투기를 조장한 것이다. 우리로 말하면 금융감독위원회 같은 건데 무력해져 버린다."
"텍사스중질유(WTI)의 30%가 런던국제석유거래소에서 거래되고, 더 많은 부분이 OTC, 즉 장외시장에서 이루어진다. 전자상거래로 결정된다. 규제도 없고, 감시도 없고, 보고의무도 없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무력화에 앞장 선 것은 한 때 세계 최고의 기업이었던 엔론의 회장 케네스 레이다. 케네스 레이가 에너지 시장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때 동참한 기업은 제이 아론(J-Aron), BP 등 여덟 개 주요 에너지 기업이다.
당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의장이었던 웬디 그램도 여기에 적극적으로 동조했다. 장외시장에서 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에너지 거래가 공정거래법 대상에서 제외되자 그녀는 엔론의 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친기업 인사가 정계, 정부의 각종 위원회의 요직을 옮겨다니며 기업의 이익을 옹호하는 일종의 미국식 '회전문'이었던 셈이다.
회전문...투기의 '빗장'을 풀다
웬디 그램의 남편은 필 그램 텍사스 주 상원의원으로, 엔론으로부터 거액의 선거자금을 제공받았다. 그 역시 상품선물현대화법(Commodity Futures Modernization Act) 통과를 주도했다.
좀 더 들어가 헨리 폴슨 등 미국 재무 장관을 비롯한 미 행정부 곳곳의 관료도 월가, 석유자본 등의 이해와 직접적 연관을 갖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미국의 재무장관 사관학교라고 한다. 폴슨 미 재무장관도 골드만 삭스 CEO출신이고,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도 골드만 삭스 출신이다. 이게 바로 미국의 '회전문'이다. '회전문'은 미국 내에서 적어도 의회, 워싱턴의 상식이다."
'거품'의 책임은 누가 지는가?
이강택 피디는 미국 현지 취재를 통해서 서브 프라임 모기지 버블, 석유 투기의 고통이 고스란히 일반 서민들에게로 전가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 NYMAX/ 석유는 단순히 원자재가 아니라 이미 글로벌 금융상품이다. [출처: KBS 스페셜] |
유가 급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을 곳곳에서 취재하고 돌아온 이강택 피디는 "생태적 대안들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했다.
"자칫 생태적 대안만을 강조하면 거대 석유기업과 월가의 대중의 삶에 대한 수탈에 면죄부를 줄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A 12년, 멕시코의 명과 암', '얼굴없는 공포-광우병', '위험한 연금술, 유전자조작식품' 등을 통해 그 동안 금융세계화와 초국적 자본의 지배를 폭로해 온 이강택 피디는 "우리 일상의 삶과 초국적 자본이 어떻게 충돌하고 대립하고 있는가"가 자신의 문제의식이라고 밝혔다.
"지금 정세가 70년대 초반하고 비슷하다. 식량위기가 있었고, 오일 쇼크가 왔고, 금태환정지라는 큰 경제적 변동이 있었다. 그리고 케인즈주의의 몰락으로 나타났다. 80년대 신자유주의가 치고 나왔는데, 지금은 신자유주의 하에서 똑 같은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끝났다. 혼란기에 접어드는데, 그 후에 어떤 패러다임이 올 것이냐..."
아직 그도 해답을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가 끝으로 가고 있는데, 현 정부가 한미FTA를 하려고 하고, 공기업을 파는 것이 못내 불안하다"고 이야기 했다.
다음에 그가 도전할 작품은 '식량의 위기'다. 애초 '석유', '식량', '금융' 3부작으로 기획했지만, 예상보다 유가가 심상치 않아 예정을 앞당겼다.
그는 지금이야 말로 세계 경제의 동향과 방향에 대한 연구와 공부를 해야 할 시기라고 이야기 했다. 제대로 된 통계조차 손에 잡히지 않는 '마약 다음으로 비밀이 많은 석유시장'을 취재한 이강택 피디는 스스로 "충실히 공부하는 것이 의무"라고 말했다. 이강택 피디가 보여줄 '누가 유가를 움직이는가-오일 쇼크의 배후'를 주목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