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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세상을 녹이자! 2008 인권선언


[2008년 인권선언운동]을 제안하며









박래군, 최은아



2008 인권선언운동, 연재를 시작하며

<편집인 주> 오는 12월 10일은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때까지 각계각층은 릴레이로 인권선언을 채택합니다. 인권선언을 채택하는 단위들은 '얼어붙은 세상을 녹이자, 2008 인권선언'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민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하는 운동을 전개합니다. 오는 11월 29일에는 인권선언 포럼을 개최하여 인권선언문을 기초하고, 12월 6일에는 인권선언자 대회를 갖습니다. 12월 10일에는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을 기념하는 보고대회와 문화제를 가질 예정입니다. <인권오름>은 이후 각계각층에서 제출하는 인권선언을 소개하고, 인권선언운동의 경과를 꾸준히 알릴 것입니다. 오는 25일부터는 다음 카페 http://cafe.daum.net/2008humanrights를 열고, 이를 통해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갈 계획입니다. 2008 인권선언의 불씨로 참여하여 역사적인 인권선언 운동의 주인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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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부터 8월까지 광장에서 촛불이 밝혀졌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폭우와 폭염 속에서도, 물대포와 경찰의 폭력 속에서도 촛불이 이어졌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시민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광장에서 촛불을 밝혔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는 단순하게 안 사먹어도 되는 소비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과 건강과 직결된 문제이므로, 미국에 재협상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시민들은 쇠고기 문제만이 아니라 교육, 의료, 물, 민영화, 비정규직, 언론 문제에까지 자신들의 요구를 내걸었습니다. 우리 사회의 주요한 이슈들이 광장에서 제안되고, 토론되었습니다. 국민들의 의사와 이해를 무시하고, 소수의 부자만을 위한 정부, 외세와 초국적 자본을 편드는 정부에 저항했습니다.

민주주의와 인권이 탄압받고 있습니다.




 

국민의 대표인 대통령이 다수 국민의 의견을 무시하는 걸 보면서 독재 타도를 외쳤고, 무기력하기만 정당들을 거부했습니다. 그리고 기존 진보운동권의 주도성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광장에서 시민들은 날로 진화하였고, 그들의 민주의식과 인권의식은 높아만 갔습니다.


그렇지만 두 번이나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던 대통령이라는 자가 선택한 길은 국민의 뜻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주권자에게 공권력을 동원해 탄압했습니다. 어느 민주주의 국가에서 언론보도를 문제 삼아 언론을 탄압하고, 인터넷에 조중동 불매운동 관련 글을 썼다고 검찰이 나서서 소환하고, 출국금지까지 시킬까요? 촛불시위 현장에서 지금까지의 차벽과 폭력도 모자라서 과거 군사정권에서나 있었던 백골단을 부활시키나요? 촛불집회에 참석했다는 이유만으로 수배되고, 구속되고, 벌금 폭탄을 떠안게 된 사람들이 1천 6백 명을 넘어섭니다. 국정감사 때조차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한나라당 위원들은 경찰폭력으로 인한 시민들이 겪은 인권침해에 대해 ‘불법이니 당연하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참고인으로 나온 시민을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노동권을 지키려는 기륭노동자들의 힘겨운 싸움에 용역, 구사대, 경찰특공대까지 투입해 폭력으로 제압하고 있습니다.


겨우 지지율 20%대의 대통령과 중앙권력과 지방권력까지 장악한 한나라당의 일당독재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경제 살리기 공약은 폐기하고, 물가 고공행진, 소수 부자들을 위한 조세정책과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정부를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게다가 억대 부자인 한나라당 정치인들은 가난한 농민들의 소득보존을 위해 만들어진 직불금까지 타먹으며 태연하게 농사짓고 있다고 거짓말하고 있습니다.




 


인권은 사회적 고통과 연대합니다.

인권과 민주주의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사회적 공동선 입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은 이 선을 너무 쉽게 넘어버렸습니다. 결국 이명박 정권은 시민들에게 ‘사회적 고통’을 가하는 억압권력의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날 인권은 “인간의 모든 ‘사회적 고통’을 해결하는 치유제”로서 인식됩니다. 인권은 “인간을 괴롭히는 모든 억압 권력을 찾아내고, 그것에 이름을 붙이고, 그것에 맞서는 대항 권력을 조직하는 운동으로” 발전해왔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언론의 자유도, 집회·시위의 자유도, 비정규노동자들의 노동권에 대한 요구도 모두 불온하다고 단정하고, ‘법과 질서’란 미명 아래 주권자를 탄압하고 있습니다. 개발이라는 미명으로 서민들의 주거권을 빼앗고, 선진화라는 미명으로 물․에너지․의료 등과 같은 공공재를 민영화․사유화합니다. 가진 자들에게는 친절하지만, 가난 한 사람들에게는 그나마 있는 것마저도 앗아가려 합니다. 우리는 독재정권에 대항해 인권의 이름으로 촛불항쟁을 계승해야 합니다. 촛불소녀들의 "밥 좀 먹자, 잠 좀 자자"는 발언이 자유롭게 제기될 수 있어야 합니다. 비정규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주장에 연대해야 합니다. 2008년 현재 이명박 정권으로 인해 겪고 있는 고통에 함께 연대하고, 이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갖도록 합시다. 인권을 부정하는 어떠한 형태의 침해에 대해서도 말로나 행동으로나 연대감을 표시합시다. 사회적 고통에 함께 연대하는 것이 우리의 사회적 책임입니다.

세계인권선언 60주년, 우리의 인권행진이 시작됩니다.
올해는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1948년 12월 10일 인류는 기나긴 토론 끝에 세계인권선언을 탄생시켰습니다. 올해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 역사적인 세계인권선언을 지지하는 캠페인을 비롯해서 다양한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도 ‘인류의 가장 아름다운 약속’이라며 벌써부터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광장의 촛불을 발전시켜서 우리가 직접 만드는 인권선언은 어느 전문가가 멋들어지게 작성한 선언문 초안에 연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촛불이 밝혀졌던 과정처럼,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에서도 우리 현실의 요구와 우리시대의 인권의식을 담은 인권선언을 집단적으로 만들어냅시다. 인권의 주체들이 서로 제안하고, 서로 토론하고,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은 합의해서 선언을 제정합시다. 단지 60년 전에 제정된 세계인권선언을 되짚어 읊는 것이 아니라 우리 현실에서 절박하게 요청되는 요구사항을 인권선언으로 만들어 냅시다. 이미 10월 6일 세계주거의 날에 ‘주거권 선언’이 발표되었고, 10월 17일 세계빈곤철폐의 날에 ‘빈곤에 맞선 인권선언’이 선포되었습니다. 앞으로 11월, 12월 중에 청소년, 장애인, 이주노동자, 비정규노동자, 촛불연행자, 성소수자, HIV-AIDS 감염인 등 주체별 릴레이 인권선언이 이어집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제안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우리 서로의 인권의식도, 연대의식도 높아지겠지요. 그 자리에서 투쟁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제안도 하고, 토론도 하고, 실천 활동에 대한 평가도 하겠지요. 선언을 만들어가는 그 자체가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해가는 과정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인권선언을 들고 우리는 12월 10일, 청와대로, 국회로, 대법원 등으로 행진합시다.



 


인권선언의 밑불을 만드는 ‘불씨’가 되어 주세요.


인권선언의 밑불을 만들고, 직접민주주의에 생명을 불어넣으며, 사회적인 고통에 연대하는 ‘불씨’가 되어 주십시오. ‘불씨’는 인권선언을 기초하는 선언자이며, 인권 존중과 증진을 실천하는 인권옹호자 입니다. 인권활동가들은 같이 할 수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온라인 광장에서나, 오프라인 광장에서나 인권선언 운동을 함께 하자고 열심히 제안할 겁니다.

촛불의 힘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열망을 담아, 세계인권선언 제정 60주년 기념일에 인권선언을 들고 정부와 국회, 사법부 등을 향해 행진해 갑시다. 우리가 민주적인 과정을 거쳐서 같이 만들었으므로 더욱 소중한 인권선언, 연대를 통한 인권의 실현을 위한 길로 함께 행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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