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뉴코아 투쟁을 여성 노동권 쟁취 투쟁으로,
여성 노동권 쟁취 투쟁을 온 민중의 보편적 권리 쟁취 투쟁으로!
김 혜 진 | 사회진보연대 여성부장
출처: http://www.pssp.org/bbs/view.php?board=document&id=1449&page=1&category1=5
이랜드-뉴코아 투쟁이 진정 민중의 보편적 권리를 향한 투쟁이기 위하여
........이 투쟁에서 승리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랜드-뉴코아 노동자들의 투쟁(이하 ‘이랜드 투쟁’)을 통해 최근 대부분의 비정규직 투쟁과 마찬가지로 단지 ‘여성 노동자들이 많은 사업장의 투쟁’ 이상의 것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왜 갈수록 비정규직 투쟁의 상당 부분을 여성 노동자들의 싸움이 차지하고 있는지에 대해 구조적 원인과 배경을 제대로 분석하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홈에버, 뉴코아에서 투쟁하고 있는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와 발언을 들어보면 그 대부분은 남편의 소득만으로는 부족해서 아이들 학원비와 가계 소득을 보충하기 위해 일하게 되었다는 어려운 가계 형편에 대한 것이거나 남편이 부재한 상태로 실질적인 생계부양 책임자로서의 열악한 처지에 관한 것이다. 이 여성들에게 차이가 있다며 생계 ‘보조’냐 생계 ‘부양’이냐 정도이며 사실 그 차이마저도 결국 그녀들의 출혈 노동 없이는 가족이 유지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그리고 이런 노동자들의 형편이 실제로 ‘안쓰러운 아줌마’들의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 바로 이 시대 ‘보편’적인 여성들의 모습이기 때문에 이에 동질감을 느끼는 대중들의 우호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랜드 여성 노동자들의 모습이 이 시대 민중의 보편적인 삶이게 된 구조적 배경은 무엇일까. 이를 위해서는 어떻게 여성에 대한 착취가 이루어지는지 그 메커니즘에 대한 분석과 이해가 필요하다.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과 여성
...... IMF외환위기 때에는 여성노동자들을 우선적인 해고 대상으로 삼아 남한사회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본격화한다. 이것은 노동자가족의 생계가 남성 생계 부양자의 ‘가족 임금’에 의해 유지될 수 있다는 이데올로기를 기반으로 삼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애초에 불가능한 ‘가족 임금’은 해고된 여성노동자들을 비정규직, 저임금 노동자로 다시 노동 시장에 진입하게 했다. 노동의 불안정화, 빈곤의 극심화 속에서 대다수 여성들이 노동 시장에서 일을 하지 않으면 가족의 생계를 꾸려나갈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여성들의 노동은 여전히 뿌리깊은 ‘가족임금 이데올로기’로 인해 항상 ‘부수적’인 것, 즉 남성 생계부양자의 노동에 대한 ‘보충물’로 간주되었다. 그리고 자본은 노동 시장에서 비용 절감과 이윤 창출을 위해 ‘노동의 유연화’를 달성하는 데 이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자본은 남성에 비해 순종적이며, 노조를 조직할 경향이 더 낮고, 더 열악한 작업환경을 감내할 준비가 되어 있는 대상인 여성을 선호하게 되었는데 즉, 이런 면에서 여성의 고용이 확대된다는 말은 곧 저임금 서비스 부문과 비공식 부문으로의 고용 증대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렇게 여성 노동력은 전반적으로 ‘주변화’와 성별 분업구조에 따라 구축되었다.
특히 이랜드와 같은 한국의 유통서비스산업은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이후 유통시장 개방에 따라 급성장했고, 노동시장의 변화를 주도해왔다. 한국정부는 UR 협상 이후 수도권 지역 유통시설 신축 허용, 할인판매에 대한 규제 완화, 외국인 투자기업 부동산 취득 제한 완화, 판촉사원 파견 허용 등 규제 완화 조치를 시행하면서, 90년대부터 대기업을 중심으로 재구조화되던 국내 유통산업은 더욱 대형화·독점화되고, 하이퍼마켓과 대형할인점을 중심으로 한 초국적 유통기업의 진출이 확대되었다. 이러한 유통시장 개방과 유통업체 간 경쟁 심화는 유통산업 고용구조를 상용직 중심에서 임시직 중심으로 전환하여 불안정한 고용계층을 확대시켰고, 특히 판매노동과 계산노동을 중심으로 여성 비정규직, 임시직 고용을 크게 증가시켰다. 여성 노동력 활용, 영업시간 연장을 통한 매출증대를 특징으로 하는 유통업의 활성화는 장시간 영업에 따른 시간제 노동력의 필요에 따라 기혼여성들의 분절화 된 노동시간을 활용하여 기혼 시간제 여성의 고용을 증가시켰는데, 이는 주부라는 지위로 여성을 이차적 노동자 지위에 가두는 가부장적 성별분업을 바탕으로 질적 저하된 고용형태에 여성을 배치하는 과정이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일부 여성의 성공적인 사회진출을 대표적 모델로 제시하지만 실상은 시간제, 임시직, 파견직, 특수고용직 등에서 여성 노동자의 고용을 확대하고, 육아와 가사 부담이라는 여성의 책임은 크게 변화하지 않는 상황에서 언제든 해고할 수 있는 유연한 노동력으로 적극적으로 여성을 활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생계를 위해 열악한 환경에서 저임금의 노동을 수행하다가 해고당한 이랜드 노동자들의 투쟁은 이렇게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과정에서 여성이 어떻게 활용되고 저임금과 불안정 노동에 처해지는지를 보여주는 극명한 하나의 사례다.
(중략)
‘반찬 값 벌러 온 아줌마’의 진실
- 여성 노동권을 쟁취하는 투쟁이 민중의 보편적인 권리를 쟁취하는 투쟁이다!
따라서 이랜드 투쟁에서는 먼저 여성 노동자를 저임금과 유연한 노동이라는 ‘충격 흡수층’으로 만드는 신자유주의의 문제를 분명히 밝힐 수 있어야 한다. 대중적으로는 이랜드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해 단지 심정적 안쓰러움이나 동질감을 넘어서 ‘왜 그녀들이 투쟁할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분석과 구조적인 이해로 이어질 수 있도록 조직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본가들이 비아냥대며 ‘반찬 값 벌러 온 아줌마’라고 하는 말은 바꿔 말하면 남편의 임금만으로는 반찬은 살 수 없어 따로 돈을 벌어야만 한다는 점에서 진실이다. 이러한 그녀들의 문제가 왜 나의 문제이며, 우리의 문제인지에 대해 즉, 이 시대 민중의 보편적인 투쟁일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대사회적인 쟁점을 만들고, 신자유주의의가 어떻게 민중들을 착취하는지에 대한 발언과 더불어 허구적인 가족 임금 이데올로기와 대결해나가는 것이 관건적이다. 남성 가장이 생계부양자라는 전제 하에 ‘부수적인 수입을 위한 여성의 유연한 노동’이라는 지위가 지금 그녀들의 투쟁의 원인이라는 점에서 이를 건드리지 않고는 고용안정과 같은 요구가 ‘온전히’ 이루어지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랜드 투쟁은 남성 생계 부양자에게 종속된 부수적 수입의 여성 노동자가 아니라 여성 스스로의 권리를 위한 ‘여성 노동자 주체’를 형성하는 것에 고민이 모아져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저임금, 불안정한 노동의 악순환에서 여성노동자들은 결코 자유로워질 수 없을 것이다.
(중략)
이랜드 노동자들의 지금의 투쟁은 이런 점에서 바로 보편적 투쟁이어야 하며 상징적인 싸움이 되어야한다. “비정규직으로 비참하게 살아갈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 싸우고 있다”는 그녀들의 발언에서 이미 자신들의 투쟁이 향후 비정규 투쟁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대한 투쟁임을 직감하고 있다. 여성을 우선적으로 비정규직화하고 비정규직을 확산하는 것은 결국 전체 노동자의 비정규직화와 노동의 권리 해체로 이어지고 있음을 투쟁을 통해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랜드 뉴코아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은 가장 먼저 비정규직의 굴레에 빠지는 노동자들의 피맺힌 절규임과 동시에 가장 먼저 신자유주의 노동정책이 안고 올 전체 노동자들의 비참한 미래에 맞서 싸우는 오늘의 투쟁인 것이다. 여성 노동권에 대한 고민과 실천으로, 적극적인 연대와 투쟁으로 온 민중에게 불안정 노동과 빈곤의 굴레를 씌우고 있는 신자유주의에 파열구를 낼 수 있는 승리하는 투쟁으로 만들어가자!
바닥♥ |
김동근 |
바닥♥ |
김동근 |
김동근 |
멍청이 |
판다 |
판다 |
김동근 |
김동근 |
김동근 |
멍청이 |
멍청이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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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
2007.09.20 12:10
자본 여성....그 이전.ㅡ0ㅡ 아 .....책좀 봐야되 .ㅜ_ㅜ 즐거운 한가위![01] -
멍청이
2007.09.20 12:10
이후 추가분
김동근 음 마지막 부분에 저도 동의합니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자본주의와 관련하지 않고도 가부장제는 충분히 억압적이지요.
자본주의가 철폐된다고 가부장제(혹은 다르게 이름붙일 수 있는 무엇)가 철폐될것이라 생각하지도 않고요. (07.09.20 14:19)
김동근 히히 각자들 하려는 말들이 어떤 건지 막막 와닿는데 글로 풀어내니까 잘 소통이 안되는 것 같은 느낌^^;;
크게 많이 다른 것 같지 않아요~~ 차분차분 얼굴맞대고 생각나눠보면 더 좋을 것 같아요^^ (07.09.20 20:11)
바닥♥ 선진하고 후진적의식을 가질수 있다라는 어떠한 관점에 대해서 효과를 따지시다니. 전 엘리트 주의를 말하려는게 아닙니다. 정말 맥락에서 벗어나는 이야기를 하시는군요. 그렇다면 선진적의식과 후진적의식의 노동자가 있다라는 표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단일한 생각[다양한 생각을 가집니다?]을 가지지 않습니다. 라고 해야겠군요. (전 이표현을 아주 모호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표현해야 하는건가요?-_-; 표현 자체에서 가져오는 계몽 전 그러니까 가르쳐야 된다라는게아니라 연대를 호소하고 그들과 나와의 같은 입장에 가지고 있다는걸 끊임없이 설득하고 연대를 호소하는 여성 노동자의 모습을 말했다는겁니다. 고립되면 싸움이 힘들어지니까요. 청이가 저를 설득과 논쟁하는거 자체도 청이 말대로 한다면 ' 계몽'주의로 볼수도 있겠군요. 전 그리고 30년 활동했고 간부로 일한사람이 더 활동을 시작한 사람보다 급진적이라고도 단정짓지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청이는 저와 논점상에서 벗어나는 이야기를 하는거 같군요. 여성투쟁임과 동시에 화물노조와 다른데에서 연대해주었듯이 비정규직 투쟁의 성격도 띄고 있다라는걸 말하고 싶었던겁니다. (07.09.20 19:39)
멍청이 바닥/ 애초에 논점과 다른 이야기를 제시해서 곁가지가 많아졌는데.. 이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 하는 게 더 나을듯 해요. 제 글을 많이 곡해했는데.. 연대를 호소하는 그런 걸 가지고 이야기 하는 게 전혀 아니라는 것. 나와 연대해달라는 게 계몽은 아니겠죠. 그리고 설득과 토론이 계몽과 선도는 아니죠.
맥락에서 벗어낫다면 벗어난 것이지만, 그간의 제가 겪어온 운동에서 여성주의를 비하해온 근거가 그런 식의 구분짓기에서 비롯된 경우를 많이 봐왔기 때문에 이야기 한거에요. 한 예로 페미니스트들은 계급의식이 부족하다는 식의 이야기 등등.
그래서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지금까지 여성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싸움은 충분히 '비정규직' 싸움으로 인식되어 왔고 - 오히려 그 주체가 여성이라는 데 더욱 촛점을 맞춰야 하지 않느냐는 거구요. 이걸 이야기 하고 싶었던 건데, 돌려서 이야기 하려다 보니 글이 번잡해졌어요. 하지만 그다지 논점에서 벗어난 것 같지는 않아요.
비정규직 투쟁을 옹호하지 않는 정규직들은 당연히 계급의식이 엉망인게죠. 하지만 보통 '선진적', '후진적'이란 표현은 어떤 영역의 운동을 다른 운동에 복속시킬 때 많이 쓰이는 것 같아서 제기했던 거구요. 사실 그 표현은 '정당함','올바름'이라는 판단보다는 '우월함'이라는 판단이 더 많이 깃들어져 있는 것 같아요. (07.09.20 23:23)
이야기 하면서 여실히 느꼈지만.. 동근의 유연함..포용력..배려가 부러울 따름..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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