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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장 슬픔 속 명도소송 강제집행, 재개발조합 강력 규탄한다!




 


온 국민이 추모와 애도에 젖어있던 29일, 용산4구역에서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 또다시 벌어졌다. 용산4구역 재개발조합이 오늘 오전 레아호프 맞은 편 지물포 건물에 대해 명도소송 강제집행을 한 것이다. 이 건물은 철거민을 위해 매일 미사를 집전하고 계신 문정현 신부님이 기거하시던 곳이기도 하다.



 


이날 강제집행에는 엄청난 물리력이 동원됐다. 집달리와 용역반원 50여명이 오전 7시부터 길거리를 틀어막았고, 용산경찰서 관계자들과 전의경 1개 중대가 이들을 비호했다. 법원 집달관은 5월 1일자 명도소송 판결을 근거로 세입자 한모씨(여, 60세)에게 퇴거를 종용했고 곧바로 용역반원들이 위력을 행사했다.

7시 반부터 집달관과 현암건설 마크가 적힌 옷을 입은 용역깡패들이 지물포 건물 주변의 집기를 철거했고 이들은 곧 건물 안의 물품마저 강제로 들어낸 뒤 건물에 펜스를 쳤다. 그런데 법원 집달관은 자신의 소속이나 신분, 법집행의 근거를 밝히지 않은 채 '묻지 마' 철거를 강행했다. 이는 명백한 위법행위다.

 


두 분 신부님과 전철연 회원들이 강제집행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물러갈 것을 권유했지만, 오히려 이들은 갖은 욕설과 협박을 일삼았다. 이강서 신부님이 노무현 전대통령의 국민장을 맞아 철거민 세입자들과 함께 미사를 집전하고 계셨지만, 저들은 거리낌 없이 강제 퇴거 조치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용역깡패들은 문정현 신부님을 밀어 쓰러트리고 깔고 앉아 부상을 입히는 패악을 저질렀다. 자신들의 탐욕 말고는 아무것도 눈에 보이는 것이 없었다. 종교행사도 무시하고 신부님마저 폭행한 저들의 파렴치한 행위를 어찌 용납할 수 있겠는가.

 



이 과정에서 용산경찰서는 용역깡패와의 유착관계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토록 법을 강조하던 저들은 용역깡패들이 신부님과 철거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할 때는 가만있고, 철거민들이 이에 항의하면 업무방해와 공무집행방해를 이유로 협박을 일삼았다. 그리고 통행권을 가로막은 용역깡패들의 위법행위에 대해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지만 수수방관이었다.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다. 철거민 다섯 명이 숨지는 끔찍한 참사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개발이익에 눈이 멀어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양심도 인륜도 져버리는가. 그것도 온 국민의 관심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 쏠린 틈을 타서 악행을 저지르다니, 재개발조합은 피도 눈물도 없는가. 정말이지 이들에게는 참사에 대한 일말의 반성도 죄책감도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이날 강제집행은 며칠 전 용산2구역 재개발과 관련한 법원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위헌법률심판 제청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 법원은 재개발지역 세입자들이 적정한 보상협의가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명도소송을 통해 강제로 쫓겨나는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자 용산4구역 재개발조합은 유사한 결정이 자신에게 내려지기 전에 서둘러 명도소송을 강제집행한 것이다.

 


용산 참사가 발생한 지 130여일이 지났다. 어느덧 계절은 여름을 맞이하고 있지만, 유가족들은 아직도 장례를 치르지 못했다. 책임자는 버젓이 거리를 활보하고 죄없는 철거민들만 구속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개발조합이 철거와 재개발을 강행하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지금까지 아무런 사과도 대책도 내놓지 않는 대통령과 정부가 이들의 악행을 방조한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고인과 유가족의 명예가 회복되고 용산철거민들에 대한 합당한 이주, 생계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용산4구역에서 재개발이란 있을 수 없다. 용산4구역에서 진행되는 일체의 재개발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



범대위는 오늘 사태를 묵과하지 않고 재개발조합과 이들의 배후 건설자본, 그리고 법원과 경찰관계자에게 응분의 책임을 물을 것이다. 위법적인 강제집행, 종교탄압의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다. 용산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때까지 우리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2009년 5월 29일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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