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자본과 신자유주의 대한민국
[특별기획 : FTA체제가 열린다](3) - 자본의 투기 행태가 가능한 토양
홍성준(투기자본감시센터) / 2007년09월13일 11시34분
외국자본이라면 두손 들고 환영하던 시절이 있었다. 장롱 속, 신주단지 처럼 모셔놨던 금반지들을 꺼내들며 위기에 빠진 나라를 살리자고 외쳤다. 그 파고를 넘고 나니 곳곳에 외국자본들이 넘친다. IMF 10년이 지난 지금 외국 자본 뿐만 아니라 그들의 기법을 배운, 늦바람 난 검은 머리들이 더욱 활개를 친다.
민중언론참세상 특별기획, 'FTA체제가 열린다' 세 번째 주제는 '투기자본'이다. 투기자본이 한국에서 활약할 수 있었던 배경과 지금까지 한국에서 진행된 투기자본의 유형을 분석한다. 또한 한미FTA 이후 더욱 자유로워질 자본의 이동과 '투자'와 '투기'가 공존하는 세상에 필요한 요소들을 짚어 본다.
외국 지분율이 80%에 이르는 국민은행은 과연 한국 기업이라 할 수 있을까. 프랑스 자본 까르프에서 국내 이랜드 계열사로 넘겨 진 홈에버 노동자들은 과연 국내 자본이라 행복한가. 필자는 한국 사회에서 더 이상 자본의 국적을 따진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 함을 강조한다.
자본의 속성과 국가, 민족성을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헛된 바램이다. 'FTA 체제' 라는 명명은 바로 외자의 전유물로 인식됐던 투기, 투기자본들이 이제 국내용으로 완전 전화됐음을 인식하는 출발선으로 해석될 수 있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편집자 주
투기자본의 한국 출연
한국에서 ‘투기자본’이 본격적으로 이름을 드러낸 것은 IMF이후, 적대적 인수합병(이하, M&A)이 횡행하면서 이다. 이것은 역대 신자유주의 정권이 적극적으로 추진한 외자유치의 다름이 아닌 것으로 인식되어진다. 실제로, 1998년 2월의 ‘의무공개매수제도’ 폐지, 1998년 5월의 ‘외국인에 대한 적대적 M&A’ 전면허용, 1998년 6월의 ‘외국인 취득가능 유가증권 대상 규제’ 폐지, 1998년 6월의 ‘외국인 투자등록 신고범위’ 축소, 1998년 9월의‘외국인 투자촉진법’제정이후의 현상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 후 2004년 상반기 현재 외국인이 주식을 소유하는 비중은 시가총액의 48%(150조여 원)에 육박하게 되었고, 외국인의 주식거래 비중도 70%에 달하여, 국제적으로도 비중은 헝가리나 멕시코 같은 나라들과 더불어 최고 순위를 다투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거기에 더하여, 이들 외자들의 특징에는 단기성 고수의 투기자본의 성격이 매우 크다는 것도 아울러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것들이 투기자본이 활약할 수 있는 주요한 기반인 것이다.
한편, 최근 미국발 경제위기 - 서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외자 그것도 단기성 투기자본에 의존한 현재의 한국경제는 그 종속성으로 말미암아 불안전성도 아울러 커지고 있는 것도 지금 시대 경제적 특징이다.
문제는 이들 외자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한국사회 전반이 이들 외자들의 성격에 따른 지배가 심화되면서 폐해 또한 커진다는 것이다. 즉, 외자의 출신 또는, 그 투기성 단기자본들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식 주주자본주의가 지니는 문제점들도 고스란히 한국사회에 이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식 주주자본주의 큰 문제점 몇 가지만 열거해보면, 주주가치의 극대화 - 주가편중의 단기경영, 실물투자, 실물경제에는 유해한 활동, 반사회적이고 반노동자적인 경영행태 만연 등이 있다.
투기자본의 반사회적, 반노동자적 활동양태
뉴브릿지캐피탈, 칼라일, 론스타 등 현재 한국에서 활약 중인 투기자본들의 행태는 비슷하다. 대개의 경우, 1단계가 헐값으로 기업 또는 은행을 인수한다. 그 과정에는 인허가 관청들과 ‘협작’이 개입될 개연성이 많다. 인수조건을 갖추지 못한 투기자본 때문이거나, 매각조건이 아닌 기업 또는 은행이기 때문이다. 다음 2단계가 경영권을 인수한 지배주주들에게 고배당(高配當)을 한다. 그리고, 유상감자(有償減資)를 하여 자본금 감소를 통해 보유주식가치를 올리거나 회사자산을 매각하여 수익을 낸다. 심지어는 아예 공장기계는 해외로 팔아 버리기고 회사는 청산도 한다.
또, 이 과정에서 노동자를 정리해고 하거나 비정규직 양산으로 인건비도 줄인다. 이 때 반드시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킨다. 마지막, 3단계가 기업 또는 은행매각이다. 물론, 이 과정도 고수익이며 주주가치는 극대화 된다. 이 세 단계는 공식처럼 보인다. 보다 상세한 것은 아래의 표를 참조하길 바란다. (아래의 표 1, 2는 지난 2007 한국사회포럼, “투기자본과 한국사회”섹션에서 본 센터 정책위원장 장화식의 글, <투기자본과 삼각동맹 - 투기자본, 로펌, 그리고 관료들의 동맹>에서 발췌한 것이다.)
이 세 단계를 모두 다 통과한 회사들과 노동자들은 어떤 상태일까? 이 기간은 대개가 2년여 라고 한다. 아마도 황량할 것이다. 그럼, 이런 회사들과 노동자들이 넘쳐나는 한국사회는 지금 어떨까? 정상적인 경제성장, 가령 설비투자나 고용 같은 것은 없다. 아마도, 그런 말들은 경제학 교과서에서나 있을 것이다. 현실은 회사의 가치, 주주가치는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지만, 고용불안은 가중되고 있고 국내 성장율은 낮아지고 공장은 해외로 나가고 있다.
투기자본의 활동기반, 신자유주의
이처럼 반사회적이고 반노동자적인 투기자본이 한국에서 활약하는 것에는 투기자본 그 자체의 잘못만은 아니다. 이들의 활약이 가능한 법적기반, 투자환경은 누가 조성을 했는가? 답은 반사회적이고 반노동자적인 신자유주의 정권들이라는 것이다.
그 극적인 사례가 론스타게이트일 것이다. 2003년 9월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는 지금껏 밝혀지지 않는 여러 가지 의혹을 있다. 널리 알려진 의혹에는 당시 외환은행을 부실은행으로 처리하기 위해 저지른 재경부 관료들과 외환은행 경영진들의 행태들이 있다. BIS라는 자기자본비율을 악성으로 조작한 의문의 팩스 다섯 장이야기는 지금 다시 들어보아도 귀신이 조화를 부리는 전설과도 같은 이야기이다.
결국, 지금도 당시 매각관계자들은 외환은행은 부실이고 따라서, ‘비금융주력자’- 4%이상 은행주식을 가지고 은행업을 해서는 곤란한 사모펀드 론스타에게 매각을 한 것이라는 것이다. 자산규모 62조 6033억 원에 이르는 외환은행의 소유권이 단지 1조 384억 원에 론스타에게 넘어 갔다. 론스타는 그 동안 엄청난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양산, 주가조작, 소액대출 등 서민금융 포기와 고액고객을 위한 금융업 강화, 그리고 극동건설 투자에서 2220억 원 이상의 고배당과 투자이익을 남겼다.
또한, 이 반사회적이고 반노동자적인 론스타의 고수익 획득과정에서 다른 모든 납세자와 달리 그들은 소득에 대한 한 푼의 납세도 부담하지 않고 있다. 이제, 론스타는 시세차익 5조 원 이상을 남기고자 외환은행을 매물로 시장에 내 놓았다.
이상이 지금까지 알려진 론스타게이트의 주요 구성이다. 여기서 론스타게이트의 핵심의 문제는 론스타가 한국에서 불법과 탈법을 동원해서 천문학적인 수익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한국사회의 구조와 그 인맥의 문제이다. 먼저, 론스타가 어떤 협력자들로부터 어떤 조력(법적인 인허가와 정보제공, 국내자금 동원 등)을 받아서 외환은행을 인수하였는지를 밝혀야 하는 문제이다.
즉, 당시 김대중 정권의 권력층과 재경부 관료들, 외환은행 경영진, 그리고 법률사무소라는 김&장을 통해 이루워진 그들의 검은 커넥션을 밝혀야 한다. 이것은 론스타가 조성한 펀드의 투자자들 중에 세칭‘검은 머리 외국인’- 즉, 한국인들이 누구냐는 물음과 같은 것이다. 예컨대, 이런 문제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모펀드들 중에는 칼라일 이라는 것이 있다. 주로, 군수산업에 투자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칼라일에 투자자와 경영진의 면모를 보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의 정책 보좌관을 지낸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부 장관 등 미국 지배층들과 존 메이저 전 영국총리, 사우디아라비아 왕족인 오사마 빈 라덴의 이복형인 샤피크 빈 라덴, 루이스 테레즈 전 멕시코 에너지 장관, 박태준 전 한국 국무총리 등 미국을 비롯해서 전세계 유명한 권력자들이 주요 투자자들이다. 그렇다면, 이들 투자자들이 더 많은 수익을 내기위해서는 각국의 국방정책이나 전쟁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바로 이런 문제가 론스타게이트이다. 이 론스타게이트와 깊은 관련이 있고 기런 이유에서 몸통이라고 지목되는 김&장이라는 법률사무소의 인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10여년 김대중정권과 노무현정권의 고위관료들의 이름을 무수히 발견하게 된다. 우선 눈에 띄는 인물들만 거론해 보면, 한덕수 현 국무총리나, 이헌재 전 재경부장관이며 부총리, 전 금융감독원장, 제프리 존스 주한미상공회의소장, 한승수 전 외교통상부 장관, 현홍주 전 주미대사, 서영택 전 국세청장, 양수길 서울파이낸셜포럼 이사 등이 있다.
이들이 현직 장관 등 고위관료를 역임할 때와 퇴임 후 김&장에 있을 때, 다시 고위직에 진출했을 때 모두가 론스타게이트가 진행 중이었다는 것에 필자는 주목한다. 즉, 지난 10여년 정권의 강력한 신자유주의 정책추진과 투기자본의 활약에는 긴밀한 관계가 있고 그 중심에 있던 고위관료들을 필자는 주목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이 지배하는 이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담론, 강력한 이데올로기인 규제완화, 외자유치, 경쟁력 제고, 은행에 주인 찾아주기, 동북아 금융허브 정책, 한국자산공사 같은 것을 누가 만들었는지, 또 그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와 그것에 기반을 한 정책들이 일관되고 강력하게 추진되는 것을 보면 알면 이들의 역할이 분명해진다. 이것들이 모두 현재 활약하는 투기자본의 단단한 기반이며, 법적인 울타리들이다.
최근에도 행정부의 한덕수총리는 론스타의 '먹.튀'를 돕기위해 국민연금을 동원하겠다고 공공연히 떠들고 있고, 청와대의 노무현 대통령도 론스타가 뭐가 문제냐며 투기자본 역성을 들고 있다. 억울하면, 국내 토종의 투기펀드를 조성하라고 한다. 정부는 적극 지원하겠다고도 한다. 한편, 재미있는 것은 이 인맥의 구성에는 한국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론스타가 미국의 어느 지역출신인가? 바로 텍사스이다. 최근 미국대사 버시바우의 론스타 ‘먹튀’ 옹호나 미 대통령 부시가와 인연이 깊은 베이커 전 국무장관이 경영하는 법률회사가 론스타의 법률대행을 한다는 언론기사를 보면, 한국에서 활약 중인 투기자본의 단단한 기반을 확인할 수가 있다. 그것은 한미경제동맹(한미FTA)을 추진하는 양국의 신자유주의 정권인 것이다.
규제의 방향
지금, 시급한 것은 투기자본의 이윤축적 기계에 모래라도 뿌리는 것이다. 우선, 지금까지 은행과 기업을 인수한 투기자본들에게 인허가를 해준 국가기관들을 다시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현행법상으로도 배임이나 부정이 있다면, 관련자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아울러, 그 인허가는 취소되어야 한다. 이것은 론스타게이트의 해답이기도 하다.
다음은 많이들 이야기 하는 사회공공성이 큰 기업과 은행, 국가기간 산업에는 투기자본 뿐 아니라, 새 지배주주 등장이나 변동 시에는 그 산업이나 기업에 맞는 자본인지를 엄격하고 투명하게 심사하여야 한다. 특히, 관료들에게만 맡겨서는 곤란하므로 해당기업의 노동자나 시민사회의 감시기능을 제고할 필요도 있다. 어쩌면, 이것이 규제방안의 핵심일 것이다.
여기까지, 읽은 독자들은 필자가 단순히 투기자본, 그것도 단기성 외자의 투기적 속성을 제어하고 국내 기업들의 경영권을 방어하자는 주장으로 오해할지 모른다. 그렇지 않다. 지금도 투쟁하고 있는 ‘이랜드의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에게 물어보라. ‘홈에버’가 ‘까르프’란 외국자본의 지배를 받았던 과거보다, 국내 토종의 자본인 ‘이랜드’ 박성수에게 지배를 받는 것이 행복하냐고 말이다. 그렇다면, 참으로 어리석은 질문을 한다는 조롱을 들을 것이다.
문제는 자본의 국적이 아니다. 또는 단기투자인지 여부도 아니다. 문제는 자본, 그 자체이다! 자본 그 자체가 투기적으로 행동하고 그 행동에 피해대중이 늘어가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따라서, 자본의 투기적 행태가 가능한 그 토양, 신자유주의를 철폐하는 것이 중요한 방향이다.
신자유주의 정권의 퇴진, 신자유주의적인 정책과 법령의 폐기가 가장 중요한 규제의 방향이며 당장의 목표일 것이다. 물론, 이것으로도 부족하다. 멈출 줄 모르는 자본, 그리고 그것들이 뛰노는 동산인 시장, 그 자체의 규제를 고민해야 한다. 거기에는 이런 문제도 있다. 자신을 위해 생산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자본의 투기열풍에 동조하는, 하게 만드는 사회현상도 극복되어야 한다. 이처럼, 자본규제는 지난한 문제이기도 하다.
민중언론참세상 특별기획, 'FTA체제가 열린다' 세 번째 주제는 '투기자본'이다. 투기자본이 한국에서 활약할 수 있었던 배경과 지금까지 한국에서 진행된 투기자본의 유형을 분석한다. 또한 한미FTA 이후 더욱 자유로워질 자본의 이동과 '투자'와 '투기'가 공존하는 세상에 필요한 요소들을 짚어 본다.
외국 지분율이 80%에 이르는 국민은행은 과연 한국 기업이라 할 수 있을까. 프랑스 자본 까르프에서 국내 이랜드 계열사로 넘겨 진 홈에버 노동자들은 과연 국내 자본이라 행복한가. 필자는 한국 사회에서 더 이상 자본의 국적을 따진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 함을 강조한다.
자본의 속성과 국가, 민족성을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헛된 바램이다. 'FTA 체제' 라는 명명은 바로 외자의 전유물로 인식됐던 투기, 투기자본들이 이제 국내용으로 완전 전화됐음을 인식하는 출발선으로 해석될 수 있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편집자 주
투기자본의 한국 출연
한국에서 ‘투기자본’이 본격적으로 이름을 드러낸 것은 IMF이후, 적대적 인수합병(이하, M&A)이 횡행하면서 이다. 이것은 역대 신자유주의 정권이 적극적으로 추진한 외자유치의 다름이 아닌 것으로 인식되어진다. 실제로, 1998년 2월의 ‘의무공개매수제도’ 폐지, 1998년 5월의 ‘외국인에 대한 적대적 M&A’ 전면허용, 1998년 6월의 ‘외국인 취득가능 유가증권 대상 규제’ 폐지, 1998년 6월의 ‘외국인 투자등록 신고범위’ 축소, 1998년 9월의‘외국인 투자촉진법’제정이후의 현상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 후 2004년 상반기 현재 외국인이 주식을 소유하는 비중은 시가총액의 48%(150조여 원)에 육박하게 되었고, 외국인의 주식거래 비중도 70%에 달하여, 국제적으로도 비중은 헝가리나 멕시코 같은 나라들과 더불어 최고 순위를 다투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거기에 더하여, 이들 외자들의 특징에는 단기성 고수의 투기자본의 성격이 매우 크다는 것도 아울러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것들이 투기자본이 활약할 수 있는 주요한 기반인 것이다.
한편, 최근 미국발 경제위기 - 서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외자 그것도 단기성 투기자본에 의존한 현재의 한국경제는 그 종속성으로 말미암아 불안전성도 아울러 커지고 있는 것도 지금 시대 경제적 특징이다.
문제는 이들 외자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한국사회 전반이 이들 외자들의 성격에 따른 지배가 심화되면서 폐해 또한 커진다는 것이다. 즉, 외자의 출신 또는, 그 투기성 단기자본들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식 주주자본주의가 지니는 문제점들도 고스란히 한국사회에 이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식 주주자본주의 큰 문제점 몇 가지만 열거해보면, 주주가치의 극대화 - 주가편중의 단기경영, 실물투자, 실물경제에는 유해한 활동, 반사회적이고 반노동자적인 경영행태 만연 등이 있다.
투기자본의 반사회적, 반노동자적 활동양태
뉴브릿지캐피탈, 칼라일, 론스타 등 현재 한국에서 활약 중인 투기자본들의 행태는 비슷하다. 대개의 경우, 1단계가 헐값으로 기업 또는 은행을 인수한다. 그 과정에는 인허가 관청들과 ‘협작’이 개입될 개연성이 많다. 인수조건을 갖추지 못한 투기자본 때문이거나, 매각조건이 아닌 기업 또는 은행이기 때문이다. 다음 2단계가 경영권을 인수한 지배주주들에게 고배당(高配當)을 한다. 그리고, 유상감자(有償減資)를 하여 자본금 감소를 통해 보유주식가치를 올리거나 회사자산을 매각하여 수익을 낸다. 심지어는 아예 공장기계는 해외로 팔아 버리기고 회사는 청산도 한다.
또, 이 과정에서 노동자를 정리해고 하거나 비정규직 양산으로 인건비도 줄인다. 이 때 반드시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킨다. 마지막, 3단계가 기업 또는 은행매각이다. 물론, 이 과정도 고수익이며 주주가치는 극대화 된다. 이 세 단계는 공식처럼 보인다. 보다 상세한 것은 아래의 표를 참조하길 바란다. (아래의 표 1, 2는 지난 2007 한국사회포럼, “투기자본과 한국사회”섹션에서 본 센터 정책위원장 장화식의 글, <투기자본과 삼각동맹 - 투기자본, 로펌, 그리고 관료들의 동맹>에서 발췌한 것이다.)
▲ [표1] 3대 투기자본 사례 |
▲ [표2] 그밖의 주요 기업 사례 |
이 세 단계를 모두 다 통과한 회사들과 노동자들은 어떤 상태일까? 이 기간은 대개가 2년여 라고 한다. 아마도 황량할 것이다. 그럼, 이런 회사들과 노동자들이 넘쳐나는 한국사회는 지금 어떨까? 정상적인 경제성장, 가령 설비투자나 고용 같은 것은 없다. 아마도, 그런 말들은 경제학 교과서에서나 있을 것이다. 현실은 회사의 가치, 주주가치는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지만, 고용불안은 가중되고 있고 국내 성장율은 낮아지고 공장은 해외로 나가고 있다.
투기자본의 활동기반, 신자유주의
이처럼 반사회적이고 반노동자적인 투기자본이 한국에서 활약하는 것에는 투기자본 그 자체의 잘못만은 아니다. 이들의 활약이 가능한 법적기반, 투자환경은 누가 조성을 했는가? 답은 반사회적이고 반노동자적인 신자유주의 정권들이라는 것이다.
그 극적인 사례가 론스타게이트일 것이다. 2003년 9월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는 지금껏 밝혀지지 않는 여러 가지 의혹을 있다. 널리 알려진 의혹에는 당시 외환은행을 부실은행으로 처리하기 위해 저지른 재경부 관료들과 외환은행 경영진들의 행태들이 있다. BIS라는 자기자본비율을 악성으로 조작한 의문의 팩스 다섯 장이야기는 지금 다시 들어보아도 귀신이 조화를 부리는 전설과도 같은 이야기이다.
결국, 지금도 당시 매각관계자들은 외환은행은 부실이고 따라서, ‘비금융주력자’- 4%이상 은행주식을 가지고 은행업을 해서는 곤란한 사모펀드 론스타에게 매각을 한 것이라는 것이다. 자산규모 62조 6033억 원에 이르는 외환은행의 소유권이 단지 1조 384억 원에 론스타에게 넘어 갔다. 론스타는 그 동안 엄청난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양산, 주가조작, 소액대출 등 서민금융 포기와 고액고객을 위한 금융업 강화, 그리고 극동건설 투자에서 2220억 원 이상의 고배당과 투자이익을 남겼다.
또한, 이 반사회적이고 반노동자적인 론스타의 고수익 획득과정에서 다른 모든 납세자와 달리 그들은 소득에 대한 한 푼의 납세도 부담하지 않고 있다. 이제, 론스타는 시세차익 5조 원 이상을 남기고자 외환은행을 매물로 시장에 내 놓았다.
이상이 지금까지 알려진 론스타게이트의 주요 구성이다. 여기서 론스타게이트의 핵심의 문제는 론스타가 한국에서 불법과 탈법을 동원해서 천문학적인 수익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한국사회의 구조와 그 인맥의 문제이다. 먼저, 론스타가 어떤 협력자들로부터 어떤 조력(법적인 인허가와 정보제공, 국내자금 동원 등)을 받아서 외환은행을 인수하였는지를 밝혀야 하는 문제이다.
즉, 당시 김대중 정권의 권력층과 재경부 관료들, 외환은행 경영진, 그리고 법률사무소라는 김&장을 통해 이루워진 그들의 검은 커넥션을 밝혀야 한다. 이것은 론스타가 조성한 펀드의 투자자들 중에 세칭‘검은 머리 외국인’- 즉, 한국인들이 누구냐는 물음과 같은 것이다. 예컨대, 이런 문제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모펀드들 중에는 칼라일 이라는 것이 있다. 주로, 군수산업에 투자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칼라일에 투자자와 경영진의 면모를 보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의 정책 보좌관을 지낸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부 장관 등 미국 지배층들과 존 메이저 전 영국총리, 사우디아라비아 왕족인 오사마 빈 라덴의 이복형인 샤피크 빈 라덴, 루이스 테레즈 전 멕시코 에너지 장관, 박태준 전 한국 국무총리 등 미국을 비롯해서 전세계 유명한 권력자들이 주요 투자자들이다. 그렇다면, 이들 투자자들이 더 많은 수익을 내기위해서는 각국의 국방정책이나 전쟁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바로 이런 문제가 론스타게이트이다. 이 론스타게이트와 깊은 관련이 있고 기런 이유에서 몸통이라고 지목되는 김&장이라는 법률사무소의 인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10여년 김대중정권과 노무현정권의 고위관료들의 이름을 무수히 발견하게 된다. 우선 눈에 띄는 인물들만 거론해 보면, 한덕수 현 국무총리나, 이헌재 전 재경부장관이며 부총리, 전 금융감독원장, 제프리 존스 주한미상공회의소장, 한승수 전 외교통상부 장관, 현홍주 전 주미대사, 서영택 전 국세청장, 양수길 서울파이낸셜포럼 이사 등이 있다.
이들이 현직 장관 등 고위관료를 역임할 때와 퇴임 후 김&장에 있을 때, 다시 고위직에 진출했을 때 모두가 론스타게이트가 진행 중이었다는 것에 필자는 주목한다. 즉, 지난 10여년 정권의 강력한 신자유주의 정책추진과 투기자본의 활약에는 긴밀한 관계가 있고 그 중심에 있던 고위관료들을 필자는 주목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이 지배하는 이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담론, 강력한 이데올로기인 규제완화, 외자유치, 경쟁력 제고, 은행에 주인 찾아주기, 동북아 금융허브 정책, 한국자산공사 같은 것을 누가 만들었는지, 또 그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와 그것에 기반을 한 정책들이 일관되고 강력하게 추진되는 것을 보면 알면 이들의 역할이 분명해진다. 이것들이 모두 현재 활약하는 투기자본의 단단한 기반이며, 법적인 울타리들이다.
최근에도 행정부의 한덕수총리는 론스타의 '먹.튀'를 돕기위해 국민연금을 동원하겠다고 공공연히 떠들고 있고, 청와대의 노무현 대통령도 론스타가 뭐가 문제냐며 투기자본 역성을 들고 있다. 억울하면, 국내 토종의 투기펀드를 조성하라고 한다. 정부는 적극 지원하겠다고도 한다. 한편, 재미있는 것은 이 인맥의 구성에는 한국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론스타가 미국의 어느 지역출신인가? 바로 텍사스이다. 최근 미국대사 버시바우의 론스타 ‘먹튀’ 옹호나 미 대통령 부시가와 인연이 깊은 베이커 전 국무장관이 경영하는 법률회사가 론스타의 법률대행을 한다는 언론기사를 보면, 한국에서 활약 중인 투기자본의 단단한 기반을 확인할 수가 있다. 그것은 한미경제동맹(한미FTA)을 추진하는 양국의 신자유주의 정권인 것이다.
규제의 방향
지금, 시급한 것은 투기자본의 이윤축적 기계에 모래라도 뿌리는 것이다. 우선, 지금까지 은행과 기업을 인수한 투기자본들에게 인허가를 해준 국가기관들을 다시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현행법상으로도 배임이나 부정이 있다면, 관련자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아울러, 그 인허가는 취소되어야 한다. 이것은 론스타게이트의 해답이기도 하다.
다음은 많이들 이야기 하는 사회공공성이 큰 기업과 은행, 국가기간 산업에는 투기자본 뿐 아니라, 새 지배주주 등장이나 변동 시에는 그 산업이나 기업에 맞는 자본인지를 엄격하고 투명하게 심사하여야 한다. 특히, 관료들에게만 맡겨서는 곤란하므로 해당기업의 노동자나 시민사회의 감시기능을 제고할 필요도 있다. 어쩌면, 이것이 규제방안의 핵심일 것이다.
여기까지, 읽은 독자들은 필자가 단순히 투기자본, 그것도 단기성 외자의 투기적 속성을 제어하고 국내 기업들의 경영권을 방어하자는 주장으로 오해할지 모른다. 그렇지 않다. 지금도 투쟁하고 있는 ‘이랜드의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에게 물어보라. ‘홈에버’가 ‘까르프’란 외국자본의 지배를 받았던 과거보다, 국내 토종의 자본인 ‘이랜드’ 박성수에게 지배를 받는 것이 행복하냐고 말이다. 그렇다면, 참으로 어리석은 질문을 한다는 조롱을 들을 것이다.
문제는 자본의 국적이 아니다. 또는 단기투자인지 여부도 아니다. 문제는 자본, 그 자체이다! 자본 그 자체가 투기적으로 행동하고 그 행동에 피해대중이 늘어가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따라서, 자본의 투기적 행태가 가능한 그 토양, 신자유주의를 철폐하는 것이 중요한 방향이다.
신자유주의 정권의 퇴진, 신자유주의적인 정책과 법령의 폐기가 가장 중요한 규제의 방향이며 당장의 목표일 것이다. 물론, 이것으로도 부족하다. 멈출 줄 모르는 자본, 그리고 그것들이 뛰노는 동산인 시장, 그 자체의 규제를 고민해야 한다. 거기에는 이런 문제도 있다. 자신을 위해 생산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자본의 투기열풍에 동조하는, 하게 만드는 사회현상도 극복되어야 한다. 이처럼, 자본규제는 지난한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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