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자살한 중학생의 유서
난 1등같은것은 싫은데... 앉아서 공부만 하는 그런 학생은 싫은데, 난 꿈이 따로 있는데, 난 친구가 필요한데... 이 모든 것은 우리 엄마가 싫어하는 것이지. 난 인간인데. 난 친구를 좋아할 수도 있고, 헤어짐에 울 수도 있는 사람인데.
……너무나 모순이다, 모순. 세상은 경쟁! 경쟁! 공부! 공부! 아니 대학! 대학! 순수한 공부를 위해서 하는 공부가 아닌, 멋들어진 사각모를 위해, 잘나지도 않은 졸업장이라는 쪽지 하나 타서 고개 들고 다니려고 하는 공부.
……매일 경쟁! 공부! 밖에 모르는 엄마. 그 밑에서 썩어들어가는 내 심정을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까?
난 로보트도 아니고 인형도 아니고, 돌멩이처럼 감정이 없는 물건도 아니다. 밟히다, 밟히다 내 소중한 내 삶의 인생관이나 가치관까지 밟혀버릴 땐, 난 그 이상 참지 못하고 이렇게 떤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 난 그 성적순위라는 올가미에 들어가 그 속에서 허위적거리며 살아가는 삶에 경멸을 느낀다.
……난 사람도 아닌가? 내 친구들은 뭐, 다 못난 거야? 그리고 왜 약한 사람을 괴롭혀? 돈! 돈! 그게 뭐야. 그게 뭔데 왜 그렇게 인간을 괴롭히는 거야.
1989년 자살한 고등학생의 유서
저는 지금 막 교실을 뛰쳐 나왔습니다. 선생님의 목소리가 지옥에서 부르는 소리 같았습니다. 그러나 친구들은 묵묵히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답답했습니다. 이 친구들은 감정도 없는 사람 같고 다 똑같아 보입니다. 전혀 개성이 없어 보입니다. 이 친구들을 이렇게 만들어 버린 어른들이 밉습니다.
1989년 자살한 중학생의 유서
공부할 자신이 없어 부모님을 행복하게 해드릴 수 없습니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입니까? 저희는 쓸모없는 2차 방정식 값을 구하기 위해 진정으로 필요한 부모님과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을 잃었습니다.
공부 못하는 저 같은 사람들은 모두 죽어야 합니까? 저희들은 새장 속에 갇혀 있는 새가 아닙니다. 이젠 하늘 높이 날고 싶습니다.
2002년 자살한 초등학생의 유서
아빠는 이틀 동안 20시간 일하고 28시간 쉬는데 나는 27시간30분 공부하고 20시간30분을 쉰다. 왜 어른보다 어린이가 자유시간이 적은지 이해할 수 없다.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다.
2007년 자살한 중학생의 유서
약 11년 조금 넘게 공부를 했어. 그동안 여러가질 배웠고, 인권선언, 미국의 독립선언, 또 뭐있더라. 천부인권설... 음. 더 기억이 안나네.. 내무식이 들어나나봐,ㅎㅎ 아무튼 저런 것을 보면서 난 생각했었어.,
인간은 항상 자유를 추구하는구나.. 나도 자유로운 사람이되야지. 라고 생각했었어.
근데 현실은 너무달라. 상상 이상으로 너무달라.
공부힘들어서 자살하는 사람들.. 다 남이야기 같았어. 하지만 아니야.
공부공부공부공부. 좁디좁은교실에 선풍기4대히터2대. 40명이 넘는 아이들.. 같은곳에서 각기 다른재능을지닌 아이들이 오직 한가지만 배우고 있었어. “대학가는법”.
슬펐어.
……난 사실 평범한 여중생일뿐이야.
노래부르길좋아하고, 그림그리길좋아하고, 수다떨길좋아하고, 친구들과 어울려놀기를 좋아하는,
하지만 사회는 내게 그걸 바라지않아.
같은머리 같은옷 그리고 같은공부.
쫍디쫍은 교실에 아이들을 구겨넣고, 선풍기4대와, 히터2대. 그리고선생님..
2007년 자살한 고등학생의 일기
바보같은 나는 공부하는 목적이 오직 시험보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깨닳은건 얼마 되지 않았다. 그 전까진 공부한 것을 확인해보기 위한 수단으로 시험이란게 존재한다고 믿었다. 그런데 그게 아닌것 같다. '공부를 위한 시험' 이 아니라 ‘시험을 위한 공부’를 우리가 하고 있잖아. 선생님들은 시험에 나오는 것만 가르쳐주시고 시험에 나오지 않는 건 배울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학교에선 시험을 빼면 아무런 의미 없는 교육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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