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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마스크금지법 등 이르면 6월 국회 처리
불심검문 거부때 지문 확인…휴대전화도 압수
집시법 위반 500만원 벌금 ‘현행범 체포’ 근거로
 
   
 
» 인권 후퇴 논란을 낳고 있는 주요 법률 개정안 
 
 
 
‘촛불 1돌’ 집회 등에 대해 검찰과 경찰이 강경대응에 나선 가운데, 한나라당이 이르면 6월 임시국회에서 정부·여당이 내놓은 이른바 ‘촛불 예방 법안’을 처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법률 개정안은 경찰의 불심검문을 거부할 경우 현장에서 지문 확인과 휴대전화 압수를 허용하고, 집회 참가자가 복면을 쓰기만 해도 처벌하는 등 집회·시위를 크게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인권단체들은 “촛불을 억누르는 무리한 법 집행을 합법화하려는 조처”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사회개혁법안’이라는 이름으로 국회에 제출한 이들 법안에 대해,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경제개혁법안을 4월까지 모두 처리했으니, 이젠 사회개혁법안만 남았다”며 “6월에 모두 처리하지 못하더라도, 연말까지는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법안 가운데 논란이 큰 것은 경찰의 불심검문 규정을 대폭 손질한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안(대표발의 이인기 의원)이다. 그동안은 시민이 경찰의 불심검문을 거부할 경우 강제 수단이 없었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현장에서 ‘지문 확인’과 ‘휴대전화 압수 및 확인’ 등의 조처가 가능해진다. 영장 없이 차량 트렁크를 뒤질 수 있으며, 불심검문에 응하지 않는 사람은 임의로 6시간 동안 경찰서에 데려가 조사할 수도 있다.

김호철 경찰청 법제계장은 “애초에는 검문 불응자를 처벌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여론을 반영해 그 부분은 삭제했다”며 “지문 확인 등도 경찰이 가능하다는 것일 뿐, 당사자가 원하지 않으면 거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은 우리나라의 인권 수준을 6월항쟁 이전으로 돌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찰관직무집행법은 1980년대 만연했던 경찰의 불법연행 등에 대한 반성으로 1987년 6월항쟁 이후 대대적으로 개정됐다. 불심검문 때 “답변을 강요당하지 않는다”, ”경찰의 임의동행 요구를 받은 경우 이를 거부할 수 있다” 등의 규정이 이때 만들어졌다.

신지호 의원이 제출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안도 논란의 대상이다. 개정안을 보면, 마스크 등 복면 도구를 쓴 집회 참가자나, 시위 용품을 제조·운반·보관한 사람은 처벌 대상이 된다. 또 지난해 촛불집회 때 시민들의 “찍지 마” 구호를 낳게 했던 경찰의 현장 사진 채증도 가능하도록 근거 규정을 만들었다. 현재 경찰의 시위 현장 채증은 명확한 법 규정이 없어 초상권 침해 논란을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개정안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최대 50만원’인 벌금 상한액을 10배로 늘린 대목을 지적한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현행범 체포는 ‘벌금 50만원 이상’의 형이 예상되는 사람만 가능하다. 그런 까닭에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을 도로교통법(20만원 이하 벌금)이나 집시법(50만원 이하 벌금) 위반이 아닌 ‘형법상 일반교통방해죄’(1500만원 이하 벌금) 위반으로 강제연행해 왔다. 하지만 이 일반교통방해죄는 위헌 논란이 많아, 법원에 의해 최근 위헌법률 심판이 제청된 상태다.


 


그런데 개정안이 통과되면, 집시법 위반 혐의로만 현행범 체포가 가능해져 야간집회 등에 대한 ‘묻지마 체포’가 현실화할 수 있다.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이 법안은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집회를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며 “집회·시위와 관련된 기본권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권단체들은 이밖에도 ‘통신비밀보호법’(통비법) 개정안 등 31개 법안을 “결코 처리돼서는 안 되는 법안”으로 꼽고 있다. 통비법 개정안은 통신사업자에게 휴대전화·이메일(전자우편)·메신저의 감청장비 설치를 의무화했으며,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 개정안은 집시법 위반으로 벌금 이상 형이 확정된 단체는 정부 보조금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또 ‘불법집단행위에 관한 집단소송법’ 제정안은 집회·시위로 손해를 본 사람들이 집단소송을 낼 수 있도록 길을 터놓았다.

 

 

길윤형 최혜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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