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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쌍차 비정규직 노동자의 편지 中

누구 2009.07.01 16:29 조회 수 : 442

7년 동안 월차 2개 쓰다

2003년 쌍용자동차에 입사해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아가면서도 저는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언젠가는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지난 7년 동안 월차를 단 두 개밖에 쓰지 않고, 밤낮으로 일했습니다. 용접 일을 시작해 쇠를 깎는 사상 조립 작업(그라인딩작업)까지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쌍용차에서 보낸 7년의 세월 중에서 가장 기억이 나는 순간이 있습니다. 2005년 쌍용자동차 대표로 정규직과 함께 전국 품질분임조대회에 출전을 했던 일이었습니다. 저는 대통령 은상을 받았습니다. 지금 저희 집 거실에 자랑스럽게 놓여있는 메달을 보며, 아내는 아이들에게 아빠를 자랑하곤 합니다.

그렇게 노동자들의 피땀 어린 노동과 기술력으로 만든 쌍용자동차였습니다. 1년에 월차 한 번 쓰지 않고, 대통령상까지 받은 기술로 무쏘, 코란도, 로디우스, 렉스턴 같은 자랑스러운 차들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누가 쌍용자동차를 이렇게 만들었습니까?

산업은행 총재님, 그리고 높으신 장관님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상하이자동차에 2700억이나 빌려주면서 기술이전을 제한하는 약정을 없애버렸습니다. 상하이자동차는 10억 달러 투자약속은 물론 신차 개발 등 어떤 투자도 하지 않고, 핵심 기술을 빼낸 후 흑자회사를 빚덩이로 만들어 야반도주를 했습니다.

쌍용차를 이 지경으로 만든 산업은행과 상하이자동차에서 누가 책임을 졌습니까?
민주당 정세균 대표님, 그리고 국회의원님들.
우리 노동자들이 그토록 반대했는데, 노무현 정부는 외자유치를 떠들면서 상하이자동차에 쌍용차를 고물 팔아치우듯 팔아버렸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 노동자들이 그 책임을 져야 합니까? 왜 우리들이 임금을 못 받고, 왜 우리들이 해고되고, 왜 우리들이 잡혀가야 합니까?

왜 우리들의 죽음과 절규에 침묵하고 계십니까?

오늘(6월 30일) 공장 정문과 후문에 전경버스 50여대에서 내린 경찰들이 공장을 에워싸고 출입을 막고 있습니다. 용역깡패와 구사대가 떠나면서 요청했던 공권력 투입이 곧 시작될 것 같은 두려움이 또 다시 몰려오고 있습니다.

지금 쌍용자동차에 투입해야 할 것은 공권력이 아니라 공적자금입니다. 특공대가 아니라 정부의 교섭대표가 쌍용자동차에 투입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쌍용자동차는 제2의 용산참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 죄가 없는 우리 조합원들이 특공대와 전투경찰의 곤봉과 군홧발에 짓밟히지 않도록 제발 저희들을 도와주십시오. 정부가 대화와 교섭에 나설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70m 굴뚝 위에서 그 처절한 절규와 참혹한 살육을 지켜보지 않도록 간절하게 호소 드립니다.

2009. 6. 30 쌍용차비정규직지회 부지회장 서맹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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