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이라는 것은 협상당사자들의 힘이 동등하거나, 요구조건들이 양보 가능할 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0세기 초반 일제와의 강화도 조약을 불평등 조약이라고 규정내리는 것도, 모두가 불리한 협상이라고 한미FTA를 이야기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해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것이지만, 04년도부터 이어져온 등록금 협상이 과연 올바른 협상이었는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학교의 행정권과 운영권을 모두 다 쥐고 있는 학교측에게 과연 얼마만큼의 교육여건개선을 따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물론 지난 협상들은 모두 교육여건개선의 측면에서는 실패한 협상이며, 학교 측의 배만 불린 협상이었습니다.
올해는 그러한 협상의 극한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신입생 등록금 11.9%인상도 그렇지만, 학생회를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협상을 결렬시키고, 또 일방적으로 등록금을 고지하는 모습은 여태까지 우리가 믿었던 협상도 다 환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올해의 상황은 향후 이명박 정권의 교육 시장화와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있다는 측면에서 학우들의 생존권이 달린 상황입니다.
이제 협상이라는 장막을 걷어치우고, 거리에서 직접 학우들과 맞선 투쟁을 기획해야 할 때입니다. 지난 한 달 협상과정은 학교와의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이었다라 생각합니다. 부디 중운위와 비대위는 학교가 주는 떡고물에 안주하지 말고, 당당히 학우들의 입장을 펼쳐주시길 바랍니다. 이제는 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내기에게 모든 비용을 전가하고, 또한 등록금인상률예고제를 통해 재학생의 등록금마저 위협하는 현재의 상황은 학교의 배불리기, 학교의 기업화 전략의 일환일 뿐입니다. 그리고 신입생 11.9%인상안에 사인을 한다는 것은 학우들의 이익을 배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윤보다 인간을 위한 행동연대 활동가 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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