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남은 곳은 도장 2공장과 노동조합 사무실이 있는 복지동 뿐! 물러설 곳 따위는 없다. 애시당초 존재하지도 않았다. 처음부터 잃을 것도 두려운 것도 없기 때문이다!
이른 새벽 어둠이 채 가시기도 전 경찰특공대,구사대,용역깡패의 무자비한 폭력침탈이 시작됐다.
차체2팀 옥상, 차체1팀 지상, 조립3/4팀 지상과 옥상, 도장1팀 건물내부와 옥상 및 지상 그 어느 곳을 막론하고 학살진압이 시작됐다. 크레인에 경찰특공대 투입용 컨테이너를 설치했고, 살수차가 전진배치되었고, 최루액은 비 오듯이 쏟아졌으며, 사제 대형새총에서 대형 볼트와 너트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심지어 전기충격을 가하는 테이저건이 또 다시 등장했다!
밟아 죽이려는 마음이 없고서야 도저히 등장할 수 없는 것들이 사방천지에서 날아들었다. 급기야 특공대를 피해 후퇴하던 조합원 두 명이 십여 미터 아래로 추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중 한 명은 머리가 터져 다량의 피가 흐르고 허리에 심한 충격을 받아 긴급하게 치료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측의 방해로 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하다가 1시간이 지나서야 병원으로 향할 수 있었다. 5일 오후 현재 확인되는 바로는 척추 2개가 부러졌다고 한다.
우리는 노동조합 사무실과 맨 주먹밥 취사가 유일하게 가능한 식당이 있는 복지동, 그리고 최후의 보루이자 위험천만한 인화물질로 가득차 있는 화약고 도장 2팀에 굳건하게 재집결해 있다. 크고작은 부상자가 200명에 달하지만, 오늘 도장 2팀에 모여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어 다시 서로의 어깨를 다독였다.
사방팔방 상공까지 저 극악무도한 자들이 포위해 있는 상황이다. 이곳만은 철의 기지로 방어해 낼 것이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이미 정리해고자라는 주홍글씨를 덧씌운 바 있는 저들은 우리에게 폭력극렬분자라고 떠들어대고 있다. 언제언제까지 공장에서 나오지 않으면 청산한다고 협박한다. 상관없다.
이미 잃을 것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두려운 것도 없었다. 딱 하나 있다면, "함께 살자"는 지극히 소박한 요구를 했다는 이유로, 이토록 죽지않기 위해 싸워야 하는 지금의 상황 그 자체가 두려울 뿐이다.
이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길은 오직 한 가지다! 공장 안에서는 결사항전 그 자체로 버틸 것이다! 저 폭력경찰과 건방지기 짝이 없는 사측의 만행을 뒤집어 엎을만큼의 더 많은 동지들이, 더 많은 목소리들이 모이는 것이다! 그래서 공장 안과 밖이 하나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이긴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강경'한가? 유연한 노조 요구하는 언론...강경한 건 정부와 사측
노동조합이 강경하다는 개혁언론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정리해고 반대 점거 농성 76일째. 정부는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개입하기는커녕 사측과 함께 공권력으로 농성 노동자 진압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들은 경찰이 언제 농성 노동자들을 끌어낼 것인가에만 집중하며 마치 스포츠 중계하듯 보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며 <한겨레>, <경향> 등 개혁언론들까지 들고 나선 것이 노조가 '강경한' 태도를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수수방관과 사측의 일방적 협상결렬 선언도 문제지만 노조가 정리해고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겨레>는 5일자 사설에서 "특히 노동자들이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되면, 노조는 별 실익도 얻지 못하고 쌍용차 사태의 책임을 뒤집어 쓸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정리해고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은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