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관 CCTV, 도난사고 대안일까?
학생회관에 CCTV가 설치된다고 한다. 그동안 빈번히 벌어졌던 학생회관내 도난사고를 예방하자는 차원에서 올 초 동아리대표자회의를 통해 제기되었고, 어느정도 논의를 마치고 기자재도 모두 준비되었있는 듯 하다. 이제 설치만 남은 것이다. 이와같은 CCTV설치에 대한 논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몇가지 의문이 들어 이렇게 몇 자 적어본다.
1. 학생회관은 원대학우 모두가 자유롭게 사용하는 공간이다. 어찌보면 학내에서 가장 개방되어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물론 학생회간이 특정한 개인의 소유물이라든지 재산이라면 이를 설치하는데 있어서 뭐라고 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학생회관은 개인의 소유가 아닌 원광대학우 전체의 것이다. 실제 원광대는 학교재단전입금으로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원광대학우 등록금으로 운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학생회관은 원광대학우의 공공시설인 것이다. 즉, 학생회관CCTV문제는 동아리대표자회의에서 논의하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원대구성원인 학우들에게 열려진 자리에서 논의되고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러나 올 초부터 논의되었던 이 문제는 단 한번도 원대 모든 학우들에게 개방된 자리에서 논의된 적이 없었다. 따라서 학생회관에 CCTV가 설치된다는 것을 모르는 학우들도 꽤 많을 것이다. 그리고 논의되는 과정 역시 단 한번도 학우들에게 공개한 적이 없었다. 다시 말해, 학우들의 입장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동아리 연합회는 독단적으로 설치를 밀어붙이고 있다.
2. 도난사고의 대안 과연 CCTV인가?
그동안 동아리 내 도난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도난사고에 대한 동아리 연합회의 노력은 있었는지 우선 궁금하다. 그동안 도난사고에 대한 나름의 자세한 분석들이 있었는지 의문을 품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학생회관은 저녁 10시가 되면 각 통로는 단단한 철문으로 걸어잠군다. 그리고 이렇게 굳게 잠그는 시간은 동아리연합회가 CCTV를 가동하는 시간하고 일치한다. 그런데도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는 CCTV가 과연 효과를 거둘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실제로 도난사고가 철문을 끊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면 CCTV는 거의 무용지물이나 다름 없다. 그런데 지금까지 그 철문을 끊고 동아리방을 다시 들어갔던 도난사고는 과연 몇 번이나 있었던가? 이와 같이 CCTV는 동아리연합회에서 말하는 대로라면 거의 쓸모없이 예산만 낭비하는 꼴이 된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CCTV 때문에 감시를 받는 듯한 기분 나쁜 느낌을 학생회관을 방문할 때마다 느껴야하는 수고를 겪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CCTV로 인해 발생하는 사각지역내의 도난사고에 대해서는 전혀 속수무책일 것이다. 이와같이 CCTV는 도난을 방지하는데 있어서 전혀 효과적이지 않다.
3. 인간의 사생활 침해가 예고되는 CCTV. (학생회관 사용자는 모두 용의자인가?)
CCTV를 학생회관 내에 설치한다는 것은 감시를 하겠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따라서 학생회관에 CCTV를 설치한다는 것은 도난을 방지한다는 목적과 함께 개인의 사생활을 감시하겠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왜냐면 도난은 학생회관내에서 벌어지고 그 길목을 감시함으로써 자연히 그 곳을 지나다니는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그 감시의 폭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다시 감시대상(원광대학우)를 잠정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심각한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불심검문에 응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검문이라는 것 자체가 검문자와 피검문자간의 동의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즉 검문자의 강제권은 존재할 수 없으며, 불심검문 자체가 피검문자(원광대학우)를 잠재적 범죄자로 생각하고 하는 것이기에, 인권침해요소를 명백히 가지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CCTV에 의한 감시 역시 이러한 불심검문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어느 누구도 법정에 서서 판결이 나기 전에는 범죄자가 아니다. 하물며 발생하지도 않은 도난사고를 위해 학생회관을 CCTV로 감시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이다. 그리고 학우들의 생활권과 이동권 등 사생활 전반의 대한 감시에 대한 권한을 우리는 동아리연합회와 학교측에 준 적이 없다.
4. 도난사고 등 학생회관 내 벌어지는 사고에 대한 민주적 방식의 논의를 동아리연합회와 학교측은 진정 생각하지 못하는가?
이제까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3가지를 요구하는 바이다.
1) 도난사고 등 학생회관 내 벌어지는 사고에 대해 학우 전체가 고민하고 또 논의 할 수 있는 공청회와 토론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도난사고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과 이를 해결 할 수 있는 방법들을 논의해야 한다. 실제 지금까지 이러한 논의는 된적이 없으며, 동아리연합회 독단적으로 의제를 만들고 결정하는 방식으로 학생회관 CCTV설치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
2) 도난사고의 대안으로 CCTV는 절대 될 수 없다. 실제 이에 대한 다양한 사례들이 있으며, 단지 학우들의 등록금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학생회관 전체를 관리하는 경비아저씨들의 업무만을 가중하는 결과만 가져오게 될 것이다.
3) 인권침해의 대한 고민없이 설치되는 CCTV는 당장 폐기해야 한다. 학우들은 잠정적 범죄자로 모는 행위가 대학사회에 만연되는 현상을 우리는 결코 좌시할 수 없다. 실제 동아리연합회회장은 회의자리에서 다른 단대에서도 CCTV설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듯한 발언을 하였다. 즉 학생회관CCTV 설치를 시작으로 앞으로 더많은 CCTV가 학내에 설치되어 우리를 감시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그 싹을 뿌리뽑지 않는다면 앞으로 대학사회는 급격하게 경직되고 서로를 믿지 못하는 것과 함께 다양한 인권침해가 빈번히 벌어지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내용으로 이윤보다 인간을 위한 행동연대는 CCTV설치에 대한 적극적 반대 행동을 조직하고 활동할 것이다. 이에 현재 진행중인 CCTV설치를 동아리연합회와 학교측은 전면 중단하고 전체학우들이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내용으로 논의를 만들고, 학생회관 도난사고 문제를 해결하기 바란다.
신자유주의 질서재편 분쇄와 빼앗길 수 없는 인간의 권리 쟁취를 위한
전북 인권의 정치 학생연합
이윤보다 인간을 위한 원광대학교 행/동/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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