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전략적 유연성”의 실체

탈냉전 이후 미국은 유럽 중시 전략에서 중국을 잠재적국으로 하는 아시아 중심 전략으로 세계전략을 전환하였다. 15년 뒤 중국과 인도의 성장등으로 21세기는 아시아 국가들의 시대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 세계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는 미국은 중국⋅인도의 대두에 따르는 마찰요인과 동북아지역의 예상분쟁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지역안정화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장래 지위와 역할이 좌우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자국의 본질적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중국을 인정하는 한편, 세계적 차원에서 자국의 지배적 지위를 넘보지 못하도록 사전에 중국의 야망을 단념시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미국은 90년 탈냉전 전략이었던 “양대전쟁전략”을 21세기 신전략이라 하며 “1-4-2-1 군사전략”을 채택하였다. 기존 시스템에 유럽, 동북아시아, 동아시아, 중동/서남아시아 그리고 미국본토방위를 추가한 것으로 전 세계의 평화보다는 자국의 패권주의를 더 강화하고 앞으로 급부상할 아시아 견제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국은 군사력을 21세기형 미래군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군사변환을 추진하고 있다. 병역을 늘리지 않고 현 전략에서 최대 효과를 누리기 위해 첨단과학 무기로 무장된 신속기동군으로 전환함으로써 미국의 압도적 군사력을 21세기에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군사변환은 전세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규모와 배치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당연하다.

용산의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하는 문제도 그러한 미국의 군사변환 중에 하나인 것이다. 그래서 2003년 11월 25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 발표에 이어 2004년 8월 16일 앞으로 10년간 독일과 한국등 대규모 미군기지에서 6만~7만 정도의 미군을 감축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그 의도가 한반도 평화에 있는 게 아니라 미군의 재배치 속에 중국 포위와 봉쇄속에 미 패권주의를 유지하려는 것에 목적이 있는 것이다. 이미 형성된 중동에서 뱅골만을 거쳐 동남아와 동북아에 이르는 “반원”모양의 거대한 포위망은 그 증거로서 충분하다.

북한에 대한 한국 경제의 압도적 우위 속에 이미 주한미군은 그 존재의 이유를 상실한지 오래이다. 특히나 세계 미군의 재배치가 북한이 아닌 중국과 아시아를 견제하는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미국 스스로도 북한에 대한 한국 스스로 자주국방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달러가 사상 최대 약세를 달리고 있으며 전문가들도 당분간 이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 중국이 달러대신 유엔화 결성 가능성이 커지자 나타나는 현상이다. 달러에서 유로화로 선택을 바꿨던 힘없는 이라크는 참혹 침략전쟁 맞아야 했고 죄 없는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 이렇듯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침략전쟁도 서슴치 않는 미국이 힘의 논리로 또 한번 전세계 평화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이/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의 문제]

① 평화 해치고 전쟁 부르는 미군재배치

미국이 용산기지와 미2사단을 평택으로 옮기려는 이유는 북한의 장사정포 사정거리에서 벗어나 북한을 쉽게 공격하고, K-55(송탄)공군기지와 평택항을 이용한 신속기동력과 정밀타격능력을 확보하여 중국을 봉쇄하고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언제든지 병력을 파견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한국이 상시적인 주한미군 해외침략의 전초기지 또는 병참기지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병력과 장비가 밀집되어 있고 군사적 대결이 첨예한 동북아에서 한·미·일·대만과 북·중 사이의 무한대의 군비경쟁과 그에 따른 군사적 대립을 격화시켜 전쟁위기를 초래한다. 더욱이 한국군이 여기에 동원되어 양안관계 등 동북아 지역분쟁에 개입하게 되면 한국과 중국은 적대적 관계가 되고, 국가안보에 결정적 타격을 받게 되는 것이다.

② 반미감정 잠재우고 영구주둔 노려

미군기지를 옮기는 또 다른 이유는 안정적인 영구주둔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은 서울 한복판에 대규모 땅을 차지하고 있는 용산기지가 국민의 정서에 반하는 것으로 보고 이를 이전함으로써 우리 국민의 반미감정을 무마시키려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평택에 새로운 기지를 건설하여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한국 주둔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③ 비용문제..

부지구입비, 설계비, 기반시설, 건축비, 이사비용, 이사기간동안 숙박비, 일비등등 모든 것을 국민의 세금으로 지급해야만 한다. 오죽했으면 미국무부조차 주한미군 재배치 협상에서 자신들의 목표를 ‘초과달성’했다고 했겠는가? 그 비용이면 국민연금 미납총액 3조 7천억원 완전탕감하며, 실업자 100만명에게 월 33만원씩 1년간 생계비를 지급할 수 있는 비용이다. 한편 한 가구 당 28만원씩 세금을 더 내야 하는 비용인 것이다.

④ 대미 군사적 종속 심화

미국의 군사전략에 따른 주한미군 역할확대는 대미 군사적 종속을 심화시키고 한국군의 한·미·일 3각 군사동맹 편입을 가속화하며, 한국을 대중국 침략의 전초기지 또는 주한미군 해외침략의 병참기지로 전락시키게 될 것이다. 또한 한국군에게도 이에 부응하는 국방정책과 국방비 증액을 강요하게 될 것이며 동북아 평화·경제 협력체 형성을 통한 협력 안보를 저해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