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삼성가 한솔, 노조 파괴도 삼성과 닮은 꼴?
민동훈 기자 / 2008-03-21 15:29
한솔제지가 47%의 지분을 갖고 있는 한솔그룹(대표 조동길)의 한솔홈데코(대표 오규현)가 기술보전팀 직원 중 노조간부 등을 포함한 44명의 직무이동을 둘러싸고 내홍에 휩싸였다. 이에 한솔홈데코 노조측은 지난 12일부터 부분파업 등 실력행사에 들어갔고 부분파업 3일째였던 14일 한솔측은 직장폐쇄라는 강경수로 노사갈등이 극대화됐다.
한솔홈데코는 무노조 경영을 표방해온 범 삼성가 한솔그룹 계열사로 연매출액이 1천5백억원에 달하는 마루바닥재 등을 생산하는 목가공업체이다. 지난해부터 한솔홈데코의 매각루머가 돌면서 지난해 9월 과장급 이하 직원들로 구성된 노조가 결성된 뒤 대립은 더욱 심화됐다.
전기시설부분 근로자 사무직으로 전환, '회사 떠나라?'
이 회사 노사간 갈등의 발단은 회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서 시작됐다. 회사측은 지난 1월 31일 시설보존팀의 업무를 아웃소싱업체에 이전하기로 하고 보존팀 직원 44명을 일방적으로 총무부로 직무이동 시켰다. 이 과정에 포함된 44명은 대부분이 노조원으로 구성됐으며 노조지회장을 비롯한 핵심간부 11명이 포함됐다.
홈데코 측은 직무이동이 결정된 이후 아웃소싱으로 전환해 향후 2년간 고용과 급여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2월말까지도 대상 아웃소싱업체를 선정하지도 않고 직무이동 이후 맡을 업무조차 결정해 주지 않았다.
홈데코 측은 이들 44명에 대해 2월 한달동안 전북 익산에 소재한 한국폴리텍V대학에서 기초 컴퓨터활용, 전기·용접 등 기본기술과정 교육 명령을 내고 각 작업장과 사무실, 휴게실 등에 비치된 개인사물을 모두 철수하라는 지시까지 내렸다.
이에 따라 해당직원들은 당혹해 할 수 밖에 없었던 것. 즉 총무부로 발령은 났지만 해당부서에는 이들이 가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노조는 사측이 아웃소싱업체로 전직 또는 명예퇴직, 창업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아웃소싱을 빌미로 사실상 해고통지를 한 것과 다름없었던 것이다.
한솔 '누적된 적자 해소해야' vs 노조 '꼼수로 적자 부풀려'
한솔홈데코측은 회사의 위기탈출을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2005년 적자규모가 약 299억원, 2006년은 약 380억원이었으며 지난해에는 25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를 빌미로 사측은 "회사가 살아야 노조도 살 것 아니냐"라는 명분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노조측이 가장 반발하는 대목이다. 이 회사 노조 관계자는 이같은 최근 홈데코의 실적이 교묘한 꼼수로 조작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공시를 통해 밝힌 홈데코의 순익이 적자로 표기된 것은 지분법 평가 손실을 반영했기 때문"이라며 "영업이익은 2006년을 제외하곤 모두 흑자였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솔홈데코는 2007년 영업이익은 46억9천900만원에 달했다고 지난 10일 공시했다. 이에반해 당기순손실은 25억5천700만원으로 적자상태가 지속됐고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3.04% 감소한 1천237억1천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적자를 낸 것은 홈데코측이 지난해 3분기까지 50억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기록했음에도 지분법 평가손실을 적용해 4분기에 약 60억원의 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굳이 지분법 평가손실을 반영해 적자를 구실로 구조조정을 하려는 '꼼수'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또 지난 13일 뉴질랜드 조림지의 매각이 종결되면서 판매대금으로 영업외수익까지 기대되는 상황에서 구조조정은 납득하기 어려워 보인다. 최근 목재값이 상승하면서 뉴질랜드 조림지의 가치가 높았다는 것이 증권 전문가의 설명. 결국 지난 1월에만 노조때문에 21억의 손해를 봤다는 홈데코측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노조, '한솔홈데코 매각의도가 있는게 아닌가?'
노조측은 이같은 배경에 홈데코 매각의도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의혹은 홈데코의 모기업 한솔제지의 기업설명회에서 "홈데코 매각에 반대하는 노조를 염두해 지분법 평가손실을 반영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는 루머가 있다.
이에 대해 한솔그룹측은 루머를 극구부인하고 있다. 한솔그룹측은 "한솔제지의 기업설명회에서 매각을 거론한 사실은 전혀 없다"며 "지방노동위원회 소명자료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홈데코 노조는 보존부문 직원 44명의 원대복귀를 요구하며 교육을 거부하고 있다. 총무부로 직무이동 직후 이들은 총무부로 출근해 정상적으로 근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홈데코측은 명령 불이행 등을 이유로 결근처리해 급여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홍순근 이 회사 노조 지회장은 "사측이 지난해 9월 회사매각설 때문에 결성된 노조를 부정하고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것"이라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곳에 물과 전기조차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솔, '기사화할 경우 책임쳐라' 호통
한솔홈데코 측은 노조측의 주장은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매각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며 "잘못된 루머로 인한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이라고 밝혔다. 매각루머를 확인하려는 기자에게 "잘못된 루머를 바탕으로 기사화될 경우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한솔홈데코의 최대주주인 한솔제제측도 매각에 대해선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경영손실을 반영한 것은 적법한 절차에 따른 것"이라며 의도적으로 적자를 부풀려 구조조정의 빌미로 삼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극구 부인했다.
또 이 관계자는 "노조측과 구조조정에 관해 논의를 계속했다"면서 "노조측이 일방적인 주장만 되풀이해 협상이 결렬될 수 밖에 없었다"고 맞서고 있다.
노조의 파업에 맞서 직장폐쇄로 맞불을 놓은 한솔홈데코는 현재 비노조원들을 업무에 투입해 회사를 꾸려나가고 있다. 매각해도 좋으니 고용만 보장해 달라는 노조측과 매각은 절대없으니 구조조정에 협력하라는 사측의 갈등은 쉽게 매조지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전망이다.
<사진설명=직장폐쇄에 항의해 천막농성을 벌이고있는 한솔홈데코 노조, 사진제공=한솔홈데코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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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홈데코는 무노조 경영을 표방해온 범 삼성가 한솔그룹 계열사로 연매출액이 1천5백억원에 달하는 마루바닥재 등을 생산하는 목가공업체이다. 지난해부터 한솔홈데코의 매각루머가 돌면서 지난해 9월 과장급 이하 직원들로 구성된 노조가 결성된 뒤 대립은 더욱 심화됐다.
전기시설부분 근로자 사무직으로 전환, '회사 떠나라?'
이 회사 노사간 갈등의 발단은 회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서 시작됐다. 회사측은 지난 1월 31일 시설보존팀의 업무를 아웃소싱업체에 이전하기로 하고 보존팀 직원 44명을 일방적으로 총무부로 직무이동 시켰다. 이 과정에 포함된 44명은 대부분이 노조원으로 구성됐으며 노조지회장을 비롯한 핵심간부 11명이 포함됐다.
홈데코 측은 직무이동이 결정된 이후 아웃소싱으로 전환해 향후 2년간 고용과 급여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2월말까지도 대상 아웃소싱업체를 선정하지도 않고 직무이동 이후 맡을 업무조차 결정해 주지 않았다.
홈데코 측은 이들 44명에 대해 2월 한달동안 전북 익산에 소재한 한국폴리텍V대학에서 기초 컴퓨터활용, 전기·용접 등 기본기술과정 교육 명령을 내고 각 작업장과 사무실, 휴게실 등에 비치된 개인사물을 모두 철수하라는 지시까지 내렸다.
이에 따라 해당직원들은 당혹해 할 수 밖에 없었던 것. 즉 총무부로 발령은 났지만 해당부서에는 이들이 가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노조는 사측이 아웃소싱업체로 전직 또는 명예퇴직, 창업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아웃소싱을 빌미로 사실상 해고통지를 한 것과 다름없었던 것이다.
한솔 '누적된 적자 해소해야' vs 노조 '꼼수로 적자 부풀려'
한솔홈데코측은 회사의 위기탈출을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2005년 적자규모가 약 299억원, 2006년은 약 380억원이었으며 지난해에는 25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를 빌미로 사측은 "회사가 살아야 노조도 살 것 아니냐"라는 명분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노조측이 가장 반발하는 대목이다. 이 회사 노조 관계자는 이같은 최근 홈데코의 실적이 교묘한 꼼수로 조작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공시를 통해 밝힌 홈데코의 순익이 적자로 표기된 것은 지분법 평가 손실을 반영했기 때문"이라며 "영업이익은 2006년을 제외하곤 모두 흑자였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솔홈데코는 2007년 영업이익은 46억9천900만원에 달했다고 지난 10일 공시했다. 이에반해 당기순손실은 25억5천700만원으로 적자상태가 지속됐고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3.04% 감소한 1천237억1천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적자를 낸 것은 홈데코측이 지난해 3분기까지 50억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기록했음에도 지분법 평가손실을 적용해 4분기에 약 60억원의 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굳이 지분법 평가손실을 반영해 적자를 구실로 구조조정을 하려는 '꼼수'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또 지난 13일 뉴질랜드 조림지의 매각이 종결되면서 판매대금으로 영업외수익까지 기대되는 상황에서 구조조정은 납득하기 어려워 보인다. 최근 목재값이 상승하면서 뉴질랜드 조림지의 가치가 높았다는 것이 증권 전문가의 설명. 결국 지난 1월에만 노조때문에 21억의 손해를 봤다는 홈데코측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노조, '한솔홈데코 매각의도가 있는게 아닌가?'
노조측은 이같은 배경에 홈데코 매각의도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의혹은 홈데코의 모기업 한솔제지의 기업설명회에서 "홈데코 매각에 반대하는 노조를 염두해 지분법 평가손실을 반영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는 루머가 있다.
이에 대해 한솔그룹측은 루머를 극구부인하고 있다. 한솔그룹측은 "한솔제지의 기업설명회에서 매각을 거론한 사실은 전혀 없다"며 "지방노동위원회 소명자료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홈데코 노조는 보존부문 직원 44명의 원대복귀를 요구하며 교육을 거부하고 있다. 총무부로 직무이동 직후 이들은 총무부로 출근해 정상적으로 근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홈데코측은 명령 불이행 등을 이유로 결근처리해 급여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홍순근 이 회사 노조 지회장은 "사측이 지난해 9월 회사매각설 때문에 결성된 노조를 부정하고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것"이라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곳에 물과 전기조차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솔, '기사화할 경우 책임쳐라' 호통
한솔홈데코 측은 노조측의 주장은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매각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며 "잘못된 루머로 인한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이라고 밝혔다. 매각루머를 확인하려는 기자에게 "잘못된 루머를 바탕으로 기사화될 경우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한솔홈데코의 최대주주인 한솔제제측도 매각에 대해선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경영손실을 반영한 것은 적법한 절차에 따른 것"이라며 의도적으로 적자를 부풀려 구조조정의 빌미로 삼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극구 부인했다.
또 이 관계자는 "노조측과 구조조정에 관해 논의를 계속했다"면서 "노조측이 일방적인 주장만 되풀이해 협상이 결렬될 수 밖에 없었다"고 맞서고 있다.
노조의 파업에 맞서 직장폐쇄로 맞불을 놓은 한솔홈데코는 현재 비노조원들을 업무에 투입해 회사를 꾸려나가고 있다. 매각해도 좋으니 고용만 보장해 달라는 노조측과 매각은 절대없으니 구조조정에 협력하라는 사측의 갈등은 쉽게 매조지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전망이다.
<사진설명=직장폐쇄에 항의해 천막농성을 벌이고있는 한솔홈데코 노조, 사진제공=한솔홈데코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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