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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에 숨겨진 헤게모니
소에게는 풀을 먹여야한다. 그것은 소가 초식동물이라는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 앞에서 타협불가능한 명제이다. 하지만 보다 많은 ‘이윤’이라는 것에 눈이 먼 자본주의의 축산은 결코 최소한의 진리마저 무력하게 만든다. 보다 많이 살찌우기 위해, 콩이 아닌 육골분사료를 먹이는 현실. 축산 기업과 미 하원의원들의 유착관계는 너무도 쉽게 문제를 은폐시킨다. 민중들은 그들에게 돈과 표를 주는 존재이지, 결코 그 이상의 존재는 아니다. 하지만, 미국의 대부분의 대중들은 그들의 제도, 사회관계, 관념의 조직망 속에서의 헤게모니를 그들에게 ‘자발적’으로 잠식당해 버렸다. 아무렇지도 않게, 그들의 저녁식탁에는 소고기가 올라온다.
이 책은 비단 자본주의의 모순 속에서의 광우병만을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광우병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집단에서도 끊임없는 헤게모니 싸움이 일어나고 있다. 광우병에 관련된 대표적인 이론은 프리온 이론이다. 푸르지너라는 과학자는 이 프리온 이론을 통해 97년 노벨 의학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그것은 순수한 과학적 탐구가 동기가 되어 만들어진 이론이 아니다. 97년도의 노벨상은 남이 만든 지식에 관련한 침탈과 타 이론에 대한 배척가운데 탄생하였다. 저자는 ‘노벨상’이라는 명암에 가려져 병원체가 바이러스 일수도 있다는 학설은 무시되어 지고 있는 현실을 우려한다. 20여개의 프리온이 공통된 질병양상을 보인다는 것은 프리온 내에 어떠한 특정한 유전적 정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한 유전적 정보는 단백질이 아닌 헥산을 통해서 저장되고 유포된다는 것은 분자생물학의 최대의 진리로 여겨지고 있는 사실이다. “병적인 자기중심 성향을 유발하는 특별한 전염성 해면상 뇌증 균주가 있는 것이 틀림없어”라 말한 로라 마누엘리디스의 말은 함의하는 바가 많다. ‘노벨상’이라는 권위는 타 이론에 대한 잠식하면서, 다양하게 연구되어야 할 기회를 박탈했다. 97년도 이책이 쓰여진 시점에도 가설이었던 프리온 이론은 2008년 현재 아직도 단지 ‘가설’일 뿐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언론은 연일 확률의 문제로 문제를 포장한다. 실제로 광우병의 전염에 관련된 통계화 된 자료는 모든 소와 인간사망에 관한 전수조사가 아닌 이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확실한 사실은 이 질병에 걸리면 100% 죽는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 누가 걸릴지도 모르며, 광우병에 걸려서도 광우병으로 죽었다고 진단받을지도 모르는게 현실이다. 그들이 말하는 것은 진실이 아니다. 노동자가 쓰러져가고, 등록금은 폭주하고, 대학생은 비정규직으로 내몰리며, 산과 강에는 구멍이 뚫리는 현실이 행복을 위한 길이라고 그들은 포장한다. 이들의 헤게모니를 타파해야한다. 그들의 이야기가 상식으로 되는 현실에서는 결코 우리의 건강과 행복은 보장받을 수 없다. 그들과 대립하며, 진정으로 우리를 위하는, 우리의 기대에 부흥하는 새로운 헤게모니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 그들에게 동의하는 순간, 아무것도 모르고 우리의 뇌는 잠식당할지도 모른다. 구멍이 숭숭 뚫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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