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의 이익은 관세 감축보다 경쟁하면 이길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종훈 협상단 대표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것을 두고 범국본 유인물에는 '구체적인 이익'도 제시하지 못하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 범국본 유인물을 통해 김종훈 대표의 발언을 알게 되었는데, 뜨끔했다. 본질을 쑤시고 있다.
- 나는 자주, '자본가들이 의도하고 그러겠어.. 본능적으로 그러는 거겠지..' 라고 생각하며 그들의 행위 자체에 대한 비난보다는, 그들의 행위를 막아내기 위해 사회의 지배적인 이데올로기를 전복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해왔었다.
- 잘못 생각해온 것이 부끄럽다. 자본가들은 절대 멍청하지 않다. 이데올로기에 감춰진 구조의 내면을 바라보지 못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이미 구성된 이데올로기 속에서 그것을 따라 움직이는 자본주의의 한 부속품이 아니다. 김종훈 대표를 비롯해 경제관료들과 자본가들은 구조속에서 단지 자신의 위치에 부여된 역할을 수행하는 수동적인 주체가 아니다.
- 우리보다 더 꼼꼼하게 바라보고, 그 이데올로기를 생산해내기 위해 매우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 오히려 멍청한 것은 유인물에 저런 문구를 삽입한 범국본이다.
- 자본가들의 이데올로기 공세 앞에서 구체적인 이익을 운운하는 것만큼 멍청한 짓거리가 또 어디있는가. FTA는 이데올로기다. 자본가들을 위한 이데올로기 확산이 바로 구체적인 이익이다. 착취를 더욱 용이하게 하는 커다란 이익.
- PreFTA와 PostFTA로 이어지는 자발적시장화 조치들이 FTA의 핵심이라고 삼성경제연구원 또한 노골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 자본가들은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이제는 전면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더불어 사는 자본주의'를 운운하며 그것들이 계급투쟁이라는 것을 모르는 척 하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 범국본은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 것인가, 아니면 정말로 모르는 것인가?
- 이데올로기에 감춰진 부분을 언급하지 않고 현상 조건만을 토대로 선전 하려는 범국본은 질 수밖에 없다.
- 선전을 위한 유인물이라면, 더욱 공세적으로 자본가들이 제시하는 그 이데올로기에 대해서, 그것이 우리 삶을 얼마나 옥죄게 할 것인지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 한-캐나다FTA가 지난달(2007년 1월) 9차 협상을 마쳤다. 이런 식으로 한미FTA외에도 수많은 FTA가 이미 진행중이고 정부의 목표대로라면 몇 년 이내에 30개 이상의 국가와 체결하게 될 것이다.
- 아직 헤게모니의 중심에 미국이 있다고 하지만, 자본의 운동은 이미 국경을 뛰어넘어 있다. 사람들의 시선이 한미FTA에 집중되어 있는 동안에도 자본은 전방위적으로 걸림돌을 치워내며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확산시키고 있다.
- 한미FTA저지 투쟁에서 FTA가 확산시키는 가치관을 막아내는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지 못한다면 한미FTA가 어떻게 체결되든, 혹은 그것을 막는다 해도 오히려 구체적이지 못한 뜬구름 잡는 활동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 한미FTA반대가 아닌 FTA반대가 우리의 입장이고 목표여야 한다.
댓글 2
-
종
2007.02.06 17:13
글참 잘쓴다 ㅋ[01] -
고무
2007.02.06 17:13
동의합니당. 캐나다와 FTA협상이 체결되었다는 사실은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는데; 챙피하기도 하고, 그렇네요..예전에 서명받으러 학교 안에 돌아다니다가 어떤 학우와 토론이 붙었던 적이 있어요. 그 때 그 분께서 왜 다른 FTA는 반대하지 않으면서 한-미FTA만 반대하는 거냐고 저에게 물어보셨던 게 생각나네요. 그러고 보면, 우리의 활동도 범국본에서 진행하는 것에 수동적으로 합류하는 것, 이상의 활동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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