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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전국 대학생 행동의 날에 모인 동지들께

- 우리 생애 가장 등골 빠지는 4년



등록금 인상에 대해 성공회대에 붙었던 현수막이다. 연간 대학 등록금 천 만원. 바로 2년 전 “등록금 천만원 시대를 열겠다.”고 발언하여 ‘물의’를 일으켰던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의 말은 불과 2년 만에 현실이 되었다. 대학 등록금은 불과 10년 만에 4배, 300만원 가까이 올랐다. ‘고등학교 때까지 키워 줬으면 대학 등록금은 스스로 벌던 시대’, ‘소 팔아서 대학 보내던 시대’는 옛이야기가 된지 오래 이고, 부모님 월급과 아르바이트 비를 합치고도 졸업할 때 2000만원의 학자금 대출 빚을 지게 되는 시대이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마는? 젠장....

10년 전에도 올랐고 작년에도 오른 등록금은 ‘올라도 너무 올랐다. 이제 그만 오르지 않을까?’하면 어김없이 또 오른다. 올해에도 연세대 8.9%, 서울대 6.2%(신입생 9.0%), 아주대 6.8%, 광운대 9.67%, 홍익대 8.7% 등 등록금이 일제히 대폭 인상되었다.

‘등록금 고지서가 저승사자’같다는 탄식이 나오는 상황은 왜 만들어지는 것일까? 형식적이나마 국회의원들도 ‘반값 등록금’, ‘등록금 인상 상한제’를 선거 때마다 들먹일 만큼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짐에도 불구하고 등록금이 끝도 없이 올라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또 미안하지만 이번에도 올리겠다.”는 모 대학 총장님은 ‘경쟁대학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라고 이야기 한다. 얼핏 들으면 맞는 말처럼 들린다. 학교재단의 자산이 증가하고 교육에 대한 투자가 많으면 교육의 질이 높아지기도 하며, 대학 간의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가능성이 많아지기도 한다. ‘어라 그럼 좋은 거네?’ 교육자본의 입장에서는 물론 좋은 것이다. 하지만 등록금 마련에 허리가 휘는 사람들 대부분 노동자 계급인 학부모와 학생들에게도 좋은 것일까? 비싼 등록금을 내는 것이 힘들긴 하지만 등록금 인상은 학생 스스로를 위한 것이니 참고 견뎌야 하는 것 일까?


대학 교육은 자본가를 위해 이루어진다.

학생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등록금을 내며 대학에 가는 이유는 너무나도 명확하다. 고사성어에서나 나오는 ‘학문의 즐거움’은 부가서비스일 뿐이고 대학을 다니는 평범한 이유는 최소한 대학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그나마 나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또는 간혹 소자본가, 자본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대학교육을 이수한 노동력을 기업이 원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가(기업)들은 자본가끼리의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더 높은 기술력과 생산성을 갖추고자 한다. 이러한 높은 기술력과 생산성을 갖추는 것은 좀 더 많은 교육을 이수한 노동력이 제공될 때에만 가능하다. 삼성, 현대, LG와 같은 대기업들이 기술 연구 투자에 목숨을 걸고, 엘리트 대학생 육성과 스카우트에 혈안이 되어있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고급노동력의 육성에는 엄청난 비용과 오랜 시간이 걸린다. 또한 교육에 대한 투자는 비용에 비해 즉각적으로 이윤을 창출하기 어렵다. 또한 되도록 싼값에 고급노동력을 확보하고 싶어 하는 자본가들에게 몇몇 엘리트 육성도 중요하지만 일정수준 이상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대량의 고급노동력의 공급이 중요하다.


대학은 ‘교육자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학의 기능은 여기에 있다. 대학은 학부교양과 전공 교육을 통해 일정 과정 이상의 학습을 거친 많은 수의 학부 졸업생들을 저임금 고효율 노동력으로 전체 자본가들에게 제공한다. 또한 엄청난 양의 산업기술 개발이 산학 시스템 속에서 이루어지며, 아예 개별기업에 특화된 연구가 특정 대학에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대학이 자본주의 체제 전체의 생산성의 유지`향상시키는 총자본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학의 기능이 단지 도구적인 역할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대학은 자신이 총자본의 일부로서 기능하는 대가로, 자본주의 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를 원하는 국가와 개별기업들로부터 막대한 지원금을 받는다. 또한 이러한 수입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막대한 등록금을 자신의 자산으로 갖는다. 등록금을 통한 안정적 수입을 바탕으로 건물을 짓고 외부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 학교를 홍보하여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펀드에 투자하는 등 스스로의 자본을 증식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대학은 개별 ‘교육자본’으로서 기능하는 것이다.





너나 내라 등록금!!

등록금은 명확하게 자본의 이해에 따라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으로 전가된다. 하지만 미래의 취직을 위해 등록금을 납부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노동으로부터 ‘상품’이 만들어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교육’은 미래의 노동력을 만드는 가장 핵심적인 과정이다. ‘임금 고용’관계에서 사람들이 먹고 자고 노는 모든 생산이 이루어는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자본가는 노동력을 사며, 노동자들은 자신의 노동력은 팔아서 살아간다. 노동자 및 모든 근로대중(일하는 사람들)은 인간이다. 그러기에 ‘노동력’은 태어날 때부터 주어져서 영원 불멸하는 것이 아니라 자라나고 학습하는 인간 생활의 모든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지며, 매일매일 일을 하면서 소진되어 하루에 쓴 노동력은 먹고 자고 여가를 거쳐야 ‘재생산’된다. 따라서 ‘노동력’을 산다는 것에는 ‘현재의 노동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생활비, 과거의 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한 부양비, 미래 노동자를 위한 육아보육비, 그리고 미래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위한 교육비’모두가 포함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학 등록금을 비롯하여 교육에 들어가는 엄청난 비용은 ‘학생 스스로를 위한 것’이라는 포장을 뒤집어 쓰고 대부분 노동자 계급인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가 된다. 이렇게 전가된 모든 교육비를 ‘사교육비’라고 할 수 있다. 사교육비를 최소한으로 책정한 상태의 정부통계에서도 1가구당 교육비는 전체 지출의 12%에 달한다. 생존을 위협하는 엄청난 비용이다. 우리가 내는 등록금을 비롯한 모든 사교육비는 온전히 자본가들로부터 나와야 한다. 미래의 노동력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노동자의 임금에서가 아닌 자본가들의 이윤에서 공제되어야 하는 것이다. 비싼 등록금. 최종수혜자인 돈 많은 자본가들 너희나 내라!







교육투쟁으로 등록금인상을 막아내자.

등록금은 한계 없이 오르고 있지만 등록금 인상을 막기 위해 싸워왔던 학생회는 ‘교육투쟁’을 통해 학교당국으로부터 학생들의 이해를 보장하는 본연의 목적을 잃어 가고 있다.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여 교육투쟁을 시작한 학생회도 있지만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해결’이라는 방침으로 투쟁을 시작조차 하지 않은 학생회가 대다수이다. 연세대 등록금 책정 협의(심의에서 격하)위원회에서 학교 측 위원은 ‘이전에 총장이 너무 마음이 좋아서 등록금을 적게 올리다 보니 지금 많이 올릴 수밖에 없다.’며 헛소리를 해대었다. ‘교육자본’으로서 자신들의 주요 수입원인 등록금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인상 했던 학교당국은 단 한 번도 스스로 등록금을 낮춘 적이 없다. 등록금 인상에 맛서 출교, 제적 등 징계의 위험을 무릎 쓰고 투쟁했던 학생들, 학생회로 조직된 다수 학생들의 힘으로 학교를 압박했을 때야만 인상률이 조금이나마 내려갔었다. 학교당국은 ‘교육투쟁’으로 인해 ‘교육자본’으로서 자신들의 지위가 조금이나마 흔들릴 것 같은 압박을 느끼기 전에는 단하나의 양보도 내어주지 않는다. 등록금 책정과정의 학생 참여, 등록금 원가공개, 이월적립금 환원 등 교육자본의 이해에 반하는 그 어떠한 것도 ‘교육투쟁’ 없이 얻어낼 수 있는 것은 없다


개별학교를 넘어 무상교육 쟁취하자!!

개별학교에서 ‘교육자본’에 맞서 싸우는 것만으로는 등록금을 포함하여 우리가 부담하고 있는 사교육비를 철폐시켜 무상교육으로 나아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개별학교에서 학우들과 함께하는 비타협적인 ‘교육투쟁’은 방기 한 체 모든 것을 <2mb>탓을 하며 <대정부투쟁>만을 주장하는 것은 우리의 요구에 아무런 힘도 실어 주지 못한다. 또한 자본가들이 자신의 이윤을 위해 사교육비를 거의 모두 피교육층에게 전가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국회의원 몇 명이 국회에 들어가는 것은 결코 지금의 상황을 바꾸어 주지 못한다. ‘교육자본’이 우리의 등록금으로 자기의 배를 채우고, 총자본이 등록금을 학생과 노동자계급에게 전가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여 진정한 ‘무상교육’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각 개별학교에서 봇물 터져 나오는 전투적인 교육투쟁이 개별학교를 넘어 전국투쟁으로 확장 될 때만이 가능하다. 또한 이러한 학생들의 전국적인 ‘교육투쟁’자본에 맞서 유일하게 적대적인 생산관계에 위치에 있는 유일한 계급인 노동자계급과의 연대투쟁으로 발전하여 개별학교와 총자본의 목에 칼을 겨눠야만 우리는 승리 할 수 있다. 실제로 무상교육을 쟁취한 서유럽의 68혁명이 가장 단적인 역사적 사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천정부지 등록금과 교육현실에 피가 거꾸로 솟는 변혁적 학생들은 그 무엇보다도 우선 각 자의 학교에서 학우들을 조직하고, 일상적이고 비타협적인 ‘교육투쟁’을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일상적인 ‘노학연대’로 노동자계급과 함께 승리의 그 순간을 위한 한방의 카운터펀치를 쉬지 않고 준비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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