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생물이 있다. 생태계의 가장 꼭대기에 있으면서 많은 것들을 포획해 잡아먹는다. 이 생물에게도 가끔 위기가 닥치는데, 그러면 재빠르게 꼬리를 자르고 도망간다. 본체는 한참 뒤 다시 찾아와 그 꼬리를 살며시 붙인다. 위기는 있으되 결코 죽지 않는 무시무시한 놈이고, 그 성질 역시 변하는 법이 없다.
어떤 생물이 있다. 생태계의 가장 꼭대기에 있으면서 많은 것들을 포획해 잡아먹는다. 이 생물에게도 가끔 위기가 닥치는데, 그러면 재빠르게 꼬리를 자르고 도망간다. 본체는 한참 뒤 다시 찾아와 그 꼬리를 살며시 붙인다. 위기는 있으되 결코 죽지 않는 무시무시한 놈이고, 그 성질 역시 변하는 법이 없다.
국내 최대기업 삼성그룹 회장 이건희 씨가 간만에 검찰 나들이를 하셨다. 어떤 위기상황에서도 이학수, 김인주 등의 꼬리를 잘라놓고 도망쳐 왔는데, 이번에는 직접 대처하는 용단을 보여주었다. 그 결단이 통했는지, 삼성 특검은 불구속기소 정도로 사건을 매듭지으려는 것 같다. 비자금 혐의도 무혐의로 결론낸다고 한다.
삼성 측에서는 성과급을 지불하려고 차명계좌를 관리했다고 한다. 그런데 수백개의 차명계좌 모두가 과연 성과급 지불용도로 사용되었을까? 성과급을 지불한다는데 왜 그걸 굳이 차명으로 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이러한 의혹에 대해서 특검측에서는 시간이 없어서 조사를 제대로 못하겠다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서 특검은 차명계좌를 멋대로 관리하면서 세금을 포탈했다는 죄로 불구속 정도로 이 수사를 종결한다. 그런데 그 세금포탈액이라는 것이 무려 15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점입가경이다. 세금을 1500억원 떼먹었는데 불구속 기소라니? 현행법에서 포탈액이 10억을 넘으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게 된다. 이 생물체에게는 일반적인 논리 따위는 통하지 않는 고귀한 존재라 아니 칭할 수 없다.
88만원 세대에게 선망의 대상인 삼성! 선망의 대상이 아니 될 수 없는 놀라운 생명력에 경의를 표한다. 그들의 부를 만들어준 국민을 기만하고, 법과 양심 따위는 몽땅 팔아넘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삼성! 이건희 회장의 죄는 결코 가볍지 않음을 직시하자.
2008.4.15
가장 낮은 곳을 향하는 연대, 대학생사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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